차명진-송영선 등과 43일째 천막농성, 64명 무료 삭발… "조국 버텨라, 버틸수록 좋다"
  •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7일 오후 청와대 인근 효자로 철야농성장 천막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7일 오후 청와대 인근 효자로 철야농성장 천막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청와대 앞에서 ‘효자동 이발사’를 자처한다. 지금까지 64명을 무료 삭발해줬다. 정치권을 넘어 시민들 사이로 확산하는 ‘조국 파면’ 삭발 행진의 중심에 김 전 지사가 있는 셈이다. 7일 ‘효자동 이발사’ 김 전 지사를 청와대 앞에서 만났다. 그는 청와대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삭발이라는 게 보통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그렇죠. 제가 삭발해드린 여성도 여럿인데, 머리카락이 잘려 나갈 때 남자들보다 10배는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천막 안 가까이에서  송영선 전 의원이 눈길을 보냈다. 김 전 지사는 “송 전 의원도 내가 깎아줬다”고 했다. 그는 “삭발 여성 중에는 목사님도 5명”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의 천막농성은 벌써 43일째다. ‘조국 감옥행’을 슬로건으로 내건 농성이다. 청와대 앞 효자동에서 집회를 갖는 시민들은 계속 늘고, ‘조국 규탄’의 목소리는 커져간다. 그러나 청와대는 ‘집 앞’의 목소리에 짐짓 무감하다.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울림 없는 농성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김 전 지사는 "조국이 물러날 때까지 집에 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청와대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청와대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청와대 분수대 옆 인도를 메운 천막농성의 주체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운동본부'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총괄대표를 맡은 단체다. 김 전 지사는 이들과 함께 매일 오전 11시, 오후 4시 집회와 더불어 삭발식을 한다.

    다음은 김 전 지사와 일문일답.

    -집회 환경이 열악하다. 불편함은 없나.

    "천막에서 하룻밤 자고 났더니 몸살감기에 걸렸다. 그래도 농성은 계속한다. 밤에 추운 것도 문제지만, 여기 화장실이 없다. 사람들이 저 멀리 경찰이 이용하는 이동식 화장실만 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기는 화장실 하나도 설치해주지 않으면서 서초동엔 엄청 많이 갖다줬다더라. <▲관련기사; 이런 것도 차별하나?… 박원순 서울시 '편파 화장실' 논란> 그리고 청와대 기자들은 왜 다들 여기 취재 안 오는지 궁금하다. 거기 3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쪽으로 지나가면서 우리들 목소리를 못 듣나?" 

    -서초동 집회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에서 집회 참가 인원 논쟁도 벌어졌는데.
     
    "10월9일 광화문 집회 또 하는데, 우리는 진짜 200만 명을 보여드리겠다. 서초동은 가짜 200만이다. 2만이다. 이번 개천절에 광화문에서 서울역에 이르기까지 모인 인파는 역사상 단일 규모로 최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집회 때도 가봤는데, 그보다 더 많다."

    -집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일반 시민과 중도층이 많이 모였다. 전에는 태극기세력이나 군 출신, 안보단체, 이쪽이 많았는데 지금은 상당히 젊은 층, 중도층으로 확산하고 있다. 제일 큰 기여는 교회가 했다. 가족을 데리고 온 교인이 모여 급속히 확산했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국민들도 뒤에서 상당히 관심이 많고 지원도 해주신다. 공장을 운영하시는 분은 오늘 집회 점심으로 두부와 김치를 직접 보내왔다. 기독교 교회가 굉장히 열정과 연대의식을 갖고 있는데, 못 오는 분들도 헌금을 하든지 전화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7일 오후 문재인 하야와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5일째 밤샘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7일 오후 문재인 하야와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5일째 밤샘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

    -그래도 현 정권은 조국 장관 사퇴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조국이 버틸수록 우리는 나쁘지 않다. 나라는 물론 골병들지만, 이 '빨갱이·기생충'들이 버텨줄수록 사람들은 '지독하네'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더러운 기생충의 실체를 드러내는 데는 방송에서 비판하고 떠드는 것보단 (이런 집회가) 최고의 역할을 한다. 조국이 버티면서 온갖 궤변을 늘어놓고, 정경심이 맞장구쳐주고, 딸까지 떠들어주니까 우리는 다시는 '이런 빨갱이가 집권하면 안 되겠구나, 기생충 박멸해야겠구나' 하고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문 대통령은 연일 '검찰개혁'을 강조하면서 검찰을 압박하는데.

    "윤석열 총장이 압박을 받고 있는데, 우리가 힘을 더 써야 한다. 검찰은 소소한 건 당연히 알아서 개혁할 것이고, 잘하고 있다. 검찰개혁이라면 '검찰 인사권의 중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 이외에는 없다. 대통령 혼자 임명하기 때문에 인사가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된다. 검찰총장도 중앙선관위원장처럼 중립적·제도적으로 임명될 수 있게 인사권을 각 정당, 각 지역 국민들이 대표성을 갖고 모인 추천위원회에서 걸러야 할 것이라고 본다."

    -조국 장관 수사 도중 피의사실 공표 금지, 포토라인 폐지가 추진됐다.

    "국민의 알 권리에 따라 피의사실 공표에 공인에 대한 건 예외가 있다. 공인을 선출직뿐만 아니라 임명직이라도 국회 청문 대상까지는 한정해야 하는데, 조국 장관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한다? 말이 안 된다. 정경심 교수는 피의자인데도 불구하고 임명권자의 부인이라고 특혜 정도가 아니라 너무 과한 보호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광화문 집회를 이끌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나.

    "오늘 보니 한국당 지지도가 3% 올라갔다.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잘하고 있다. 다만 총선을 바라본다면 '박근혜 변수'가 있다. 지지율은 올라가지만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면 다른 태극기·기독교 중심으로 하는 세력들에 압박을 느낄 것이다. 신당이 마련되는 걸 떠나서, 한국당은 태극기와 기독교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가장 뜨겁고, 고조되고, 앞서는 부분이 태극기세력이다. 지난 3일 집회에서 한꺼번에 느꼈다."

  • ▲ 문재인 하야와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5일째 밤샘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이 7일 오후 청와대 인근 효자로 철야농성장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문재인 하야와 조국 사퇴를 촉구하며 5일째 밤샘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이 7일 오후 청와대 인근 효자로 철야농성장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