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국방 "정전협정 상 北 관할"… 한국당 "천안함 문제 등 北 입장서 말하나"
  • ▲ 정경두 국방부장관. ⓒ박성원 기자
    ▲ 정경두 국방부장관. ⓒ박성원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함박도에 대한 관할권 문제를 두고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치열하게 지켜온 우리 영토를 그렇게 쉽게 북한 땅이라고 북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나"며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2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은 "1965년 10월 31일 대한민국 국민이 함박도에서 조개잡이를 하다 북한에 납치를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며 "당시 정부는 우리 영토인 함박도에서 벌어진 납북사건이라고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박도가 북한의 땅이면 왜 납북이라고 했겠나"며 정 장관을 몰아붙였다. 

    정경두 "함박도 관할권 北에 있다"

    정 장관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함박도 관할권이 북한으로 넘어갔음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후 발생한 1965년 군사정전위원회 회의록에서는, 정부가 함박도를 우리 측 영토로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함박도는 1986년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는 주소로 대한민국 행정주소가 부여돼 현재도 대한민국 행정관할 구역으로 표기돼 있다.

    정 장관은 "함박도 관할권 문제는 정전협정 사항에 나와 있는 것으로 관할권은 북측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1965년 당시 군사전정위 회의 기록을 보면 우리 측 대표인 남철 소장이 납치행위에 대해 정전협정위반이라며 북한을 비판했다"며 "우리 통제 하에 있는 지역에 군사 시설을 설치한 것은 우리가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치열하게 지켜온 우리 영토 쉽게 내주나"

    박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함박도에 대한 국방부의 주장은 다시 북한의 주장과 같은 것"이라며 "정 장관은 6·25발언이나 천안함 관련 발언 등 그렇게 소신이 없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치열하게 지켜온 우리 영토를 그렇게 쉽게 북한 땅이라고 북한 입장에서 말하나"며 비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이런 질문은 삼가라"며 "상식적 사실도 확인 않고 질문하면 안된다"고 말해 박 의원과 고성이 오갔다.

    정 장관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서는 함박도가 북한 관할이라고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입장을 밝혔다"며 "민관합동 검증팀에서 관할권 문제에 대해 명확히 검증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내용을 밝히겠다"고 했다.

    한편 정 장관은 지난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천안함 폭침을 '불미스러운 남북간 충돌'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6·25가 남침이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며 대답을 미루다 북침이라고 답해 야당의원들에게 강한 질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