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항소심 14차 공판… 취재진 질문에 '당황'… "그런 걸 왜 묻냐" 지지자들 항의도
  • ▲ 우병우(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6일 자신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가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우병우(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6일 자신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가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정상윤 기자
    서울대 법대, 청와대 민정수석, 서울대 최악의 동문 1위.

    조국(54) 법무부장관과 우병우(52)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력이다. 이들 두 사람은 전 정권과 현 정권에서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실세’라는 점과, 현직에 있을 때 가족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는 등의 공통점도 갖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최근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본지는 우 전 수석의 의견을 듣기 위해 26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법정을 찾았다. 이날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2017년 기소된 우 전 수석의 항소심 14차 공판이 진행된 날이다.

    '조국사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청사 빠져 나가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약 2시간30분 동안 공판이 진행된 뒤 법정을 나선 우 전 수석은 "조국사태에 대해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지은 채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직전까지만 해도 시민들과 웃으며 대화하던 우 전 수석이었다. '조국사태'에 대한 질문에 다섯 명 내외의 지지자들은 걸음을 옮기는 우 전 수석을 에워쌌다. "조국을 어디에 물어보는가"라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우 전 수석이 3층 법정에서 법원 뒤편 주차장까지 이동한 시간은 불과 3분가량. 일부 지지자들은 우 전 수석이 떠나자 "무슨 소리야" "재판 중에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 "여기서 왜 조국을 물어보느냐" "말 한마디 잘못하면 언론에서 떠들어댈 거 아니냐" 등의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조 장관과 우 전 수석을 묶는 고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는 것 외에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도 있다. 조 장관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우 전 수석은 84학번이다. 이들은 똑같이 '서울대 최악 동문' 순위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일반에 회자된 바 있다. 

    특히 조 장관은 2017년 3월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북콘서트 패널로 참석해, 우 전 수석이 2016년 12월 당시 '서울대 부끄러운 동문 1위'에 오른 사실을 언급했다.

    서울대 법대 동문에 靑 민정수석까지… '서울대 부끄러운 동문 1위' 오르기도

    당시 우 전 수석을 비판했던 조 장관은, 그로부터 약 2년6개월이 지나 자신이 '부끄러운 동문 1위'에 올랐다. 조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월7일, 조 장관은 전체 중 89%의 득표율로 '부끄러운 동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우 전 수석은 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조 장관은 서울대 법대 졸업 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로스쿨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법학교수이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 진보 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