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3일 이어 30일 총학생회 주도 촛불집회… '촛불 폄하' 유시민 비난도 나와
  • ▲ 고려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100여명이 30일 오후 6시 40분께 학내 중앙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23일에 이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씨의 입시비리 의혹을 규탄했다.ⓒ정상윤 기자
    ▲ 고려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100여명이 30일 오후 6시 40분께 학내 중앙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23일에 이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씨의 입시비리 의혹을 규탄했다.ⓒ정상윤 기자
    “학생들의 정당한 함성에 학교 측은 응답하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입시비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집회다. 고려대는 조씨가 한영외고를 졸업한 후 수시전형을 통해 입학한 대학이다.

    30일 오후 6시 40분 학내 중앙광장에 모인 고려대 재학생 등 100여명은 조씨의 입시비리 의혹을 규탄하고 학교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고려대 총학 "조씨 입시비리 의혹 해명하라"

    총학 측은 ‘진영논리 배격한다’ ‘우리는 고대에 젊음을 걸었다. 고대는 우리에게 진실로 답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걸고 대학 측을 규탄했다.

    이날 2차 집회는 23일 열린 1차 집회와 달리 총학생회(총학) 측에서 주최했다. 지난 1차 촛불집회는 고려대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학생 자발적 집회였다.

    총학 측은 이날 집회를 주최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학교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꼬집었다.

    총학 측은 “학교 측이 1차 집회 이후에도 진상규명 요구에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인재발굴처에 항의하니 1차 집회 집행부가 요구한 자료 목록조차 총무부로부터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이에 대해 총무부는 '1차 집회 집행부는 공식단체가 아니었다. 공식적으로 문서를 발송한 적이 없다'고 변명했다”고 비난했다.

    김가영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며 “심사과정의 철저한 검증과 문제된 논문의 검토가 잘 이뤄졌는지, 문제의 논문이 파기됐다면 문서보관실이나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해 해당 논문이 파기됐음을 인증하라”고 했다.
  • ▲ 조씨의 입학비리를 규탄하기 위해 다시 모인 고려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정상윤 기자
    ▲ 조씨의 입학비리를 규탄하기 위해 다시 모인 고려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정상윤 기자
    이날 자유발언대에는 졸업생 이모(한문학과 졸업·06학번)씨가 발언자로 나섰다.

    이씨는 “조씨가 한 노력의 무게와 우리들이 한 노력의 무게가 다르냐”며 “어떻게 이 나라와 우리 대학에서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냐”고 학교 측을 비판했다.

    '촛불집회 비판' 유시민 향해 "정의를 짓밟지마라"

    이씨는 최근 대학생들의 촛불집회를 비판하며 조 후보자를 응원한 유시민(61)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유시민 이사장은 한 방송에서 정의·자유·진리를 바로 세우라고 외치는 함성을 더러운 정치 논리를 입혀 매도했다”며 “무슨 이유에서 정의를 짓밟으려 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집회에 참여한 재학생들에게 “절대 불의와 불공정 편법에 절대 고개 숙이지 말라”며 “스스로의 양심에 떳떳하게 고려대인의 자존심을 관철시키자”고 독려했다.

    한편 이날 집회의 막바지에는 집회를 참관 중이던 재수생 청년이 나서 박수를 받기도 했다.

    고려대 입학에 실패해 재수중이라고 밝힌 백상우(20)씨는 “고려대 사학과에 신청해 떨어졌지만 계속해서 고려대를 향해 도전 중”이라며 “나는 자기소개서에 그 어떤 허위사실을 기재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입학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백씨는 이어 “조 후보자의 딸도 공정하게 입학했으면 누가 비난하겠느냐”며 “도의적으로 잘못했다면 도의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