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제안자 "두렵다" 포기… 재학생, 23일 오후 6시 '진상규명 촉구' 집회
  • ▲ 고려대학교. ⓒ뉴시스
    ▲ 고려대학교. ⓒ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 의혹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23일 촛불집회를 계획대로 열기로 했다.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는 당초 고려대 출신 학생의 제안으로 추진됐지만, 최초 제안자가 "로스쿨 재학생 신분으로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문제에 관여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며 집회 추진을 포기, 사실상 좌초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이 제안자의 취지를 이어받아 집회를 준비하면서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고려대 온라인 커뮤티니 '고파스'에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조국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촛불집회를 계획대로 개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 재학 시절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하고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통해 수시전형으로 고려대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고려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촛불집회를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고려대생, 조 후보자 딸 고대 입학 의혹에 촛불집회 추진

    최초 고려대 촛불집회 제안자는 지난 20일 고파스에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대생들에게 조 후보자 딸의 학위 취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자고 했다.

    그는 "중앙광장에서 고대 학우 및 졸업생들의 촛불집회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화여대에 최순실의 자녀 정유라가 있었다면 고려대에는 단국대 의대에서 실질적인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원들을 제치고 고등학생으로 2주라는 단기간에 실험실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이를 통해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조국의 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 부정함이 확인되면 조국 딸의 학위도 마땅히 취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제안자는 21일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이 현재 다른 대학 로스쿨 학생 신분임을 밝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위협을 받았다며 집회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 주관의 변호사시험을 응시해야 해 무서움에 비겁하지만 제 차원에서의 집회 개최는 접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로스쿨 재학생 입장에서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제게 얼마나 큰 무서운 위협으로 돌아오게 되는지 오늘 하루 짧은 몇 시간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서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제안자 집회 포기에…고대생들 계획대로 추진키로

    이에 다른 학생들이 그의 취지를 이어받아 집회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집회를 추진하는 집행부는 "정치색 없이, 재학생으로서 집회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우려를 딛고 앞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는 조 후보자 딸의 논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입학이 취소처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측은 "추후 서면 및 출석조사에 따라 당사자가 '입학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에 해당하면 입학 취소 대상자 통보, 소명자료 접수, 입학 취소 처리 심의 등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