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평산우라늄공장' 사진보도 "예성강 통해 서해로 흘러… 불과 수km 거리에 강화도”
  • ▲ 미국 민간전문가가 찾아낸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정련 공장의 오염 실태. ⓒ구글 맵. 자유아시아방송 관련보도 화면캡쳐.
    ▲ 미국 민간전문가가 찾아낸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정련 공장의 오염 실태. ⓒ구글 맵. 자유아시아방송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이 방류한 방사능 폐기물이 예성강을 통해 서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1년 후에나 한반도를 위협한다는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다.

    방송은 지난 15일 미국 북한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 평산 우라늄공장에서 나온 폐수가 주변 강으로 흘러든다”고 전한 뒤 “이 공장 바로 옆에 있는 강이 예성강과 연결되며, 그 물은 남쪽으로 흘러 서해로 들어가는데, 예성강 끝은 한국 영토인 강화도와도 매우 가깝다”고 지적했다.

    北 평산 우라늄공장 폐기물, 예성강으로 흘러들어

    미국의 민간 북한전문가 제이콥 보글은 평산군 우라늄광산 일대를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했다. 평산 우라늄광산은 작은 강 사이에 위치한다. 북쪽에는 우라늄광산과 공장이, 남쪽에는 폐수를 모아 놓는 저수지로 추정되는 장소가 있다. 공장과 폐수 보관소는 파이프 하나로 연결돼 있다.

    보글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공장 주변 강변을 검게 오염시킨 물질은 우라늄공장에서 나온 폐기물로 추정된다”며 “주변 강이 방사능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보글은 우라늄공장과 저수지를 연결한 파이프에 균열이 생겨 오염물질이 강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방송은 “문제는 평산 우라늄광산과 공장 옆에 있는 작은 강이 몇 km 흐른 뒤 예성강과 연결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예성강은 황해북도 금천군·개풍군을 거쳐 서해로 흐른다. 예성강 하구와 불과 수 km 떨어진 곳에 인천광역시 강화도가 있다.
  • ▲ 평산 우라늄 공장이 있는 황해북도 평산군에서 인천시 김포까지의 거리는 50여 km 남짓이다. 예성강 하구에서 김포까지 거리는 몇 km 되지 않는다. ⓒ구글맵 거리 측정 캡쳐.
    ▲ 평산 우라늄 공장이 있는 황해북도 평산군에서 인천시 김포까지의 거리는 50여 km 남짓이다. 예성강 하구에서 김포까지 거리는 몇 km 되지 않는다. ⓒ구글맵 거리 측정 캡쳐.
    방송은 재미 원자력전문가 최한권 박사의 말을 인용해 “평산 우라늄공장이 단순히 광석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 작업만 하는 곳이면 (방사능 오염을)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겠지만, ‘농축·분리’ 과정을 거친 뒤 나온 폐기물이 유출됐다면 사정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평산 우라늄공장, 농축 우라늄 생산시설로 알려져

    최 박사는 “우라늄을 채광할 때는 방사능이 별로 안 나오지만, 북한이 노후한 시설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아 우라늄 농축 이후의 폐기물이 나오면 환경적으로 걱정된다”면서 “그런 폐기물이 흘러든 물을 마시면 적은 방사능이라도 몸속에 축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산 우라늄광산은 지난 3월 미국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구상(NTI)’이 추려낸, 북한의 주요 핵시설 28곳 가운데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에게 폐쇄를 요구한 5대 핵시설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하다.

    북한은 평산 우라늄광산을 ‘1월 광산기업소’로 위장했다. 북한은 1999년 이곳을 언론에 공개했을 때 연간 20만t의 우라늄 원석을 농축 처리해 ‘옐로케이크(우라늄 농축 물질의 일종)’ 290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연구 프로그램 ‘38노스’도 지난해 “북한이 평산 우라늄광산에서 정련작업을 계속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강으로 배출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