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지역에서 출마”… TK서 김부겸과, 또는 PK서 조국과 맞대결 예상
  •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뉴데일리DB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뉴데일리DB
    지난해 6·13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대표 직에서 물러난 뒤 유튜브 방송 ‘홍카콜라’에만 전념하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여의도 복귀가 임박한 모습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한국당을 향한 ‘작심발언’을 연일 쏟아내는가 하면, 직접 차기 총선 구상도 밝혔다. 홍 전 대표가 출마 가능성을 직접 피력한 만큼, 그의 출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 전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선거 한 번 잘못해 나라꼴이 이렇게 됐다”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 보내놓고 복수에 혈안이 된 <금삼(錦衫)의 피>를 연상시키는 여름날 아침”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금삼의 피>는 박종화 작가의 소설 제목으로, 연산군이 생모 윤씨를 복위시키기 위해 일으킨 ‘갑자사화’를 다룬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무엇을 노리고 무슨 생각으로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리는가”라며 “선조와 고종을 합친 것보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선조와 고종을 합친 것보다 무능하고 무책임"

    이에 앞서 지난 3일에도 그는 “작년에는 평화로 위장한 친북의 한 해였다면 올해는 친일 청산을 내세워 반일운동으로 날을 지새우고, 내년에는 방위비 인상 부당을 구실로 반미 자주화를 부르짖을지도 모른다”며 “나라야 어찌 되건 말건 그들은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날 홍 전 대표는 한국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주류가 바뀐 줄 보수정당만 모르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국민들 뇌리에서 폐족이 된 줄도 모르고 아직도 자기들이 주류인양 착각하고 웰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및 당 지도부에 대한 ‘각 세우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하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홍 전 대표는 직접 내년 총선에 대한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내고 대선 후보까지 한 입장이다. 험지에서만 정치를 해온 저로서는 정치인생 마지막 총선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정치인생 마지막 총선이 될 것”

    그러면서 그는 “저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선거에 처음 나갈 때 험지인 송파갑에서 당선됐고, 강북 험지인 동대문을에서 3선을 하여 국회의원 4선 모두 험지에서만 보냈다”며 “2012년 경남지사 보선으로 민주당에 빼앗겼던 경남지역을 되찾아 왔고, 2017년 탄핵대선 때는 (지지율) 4%도 안 되는 무너진 당을 이끌고 패배했지만 24.1% (지지)를 받아 당을 재건했다”고 당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내가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의미 있는 지역에서 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또 다시 제게 험지 출마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기 고향에서 편하게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모두 강북 험지로 올라오시라”고 주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팎의 관심은 자연히 그의 출마 예상지에 쏠린다. 그가 ‘험지 출마’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만큼 수도권보다 ‘우파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가 유력하다. 

    그 중에서도 ‘대구정치 1번지’로 분류되는 ‘수성구갑’이 될 공산이 크다는 전언이다. 수성구갑은 현재 4선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다. 김 의원은 대구에 첫 민주당 깃발을 꽂은 인물이다. 여기에 4선 의원, 장관 출신이라는 이력까지 더해져 단숨에 ‘여권 잠룡’ 반열에 올랐다. 이러한 김 의원과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홍 전 대표로서는 정치적 상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승리할 경우 ‘민주당에 빼앗긴 수성구갑 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부겸 의원은 이미 민심을 많이 잃었다. 행정안전부장관을 겸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지역구 목소리를 잘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문재인 정부의 ‘TK 패싱설’ 때문”이라며 “떠났던 우파 민심이 최근 들어 다시 돌아오는 조짐”이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분위기는 한국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싸워볼 만할 것”이라며 “한국당에서 홍 전 대표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대구 민심이 ‘혹시나’ 했던 좌파정당에 실망을 많이 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좌파정권 출신의 김병준은...”이라며 우려했다. 

    홍 전 대표가 PK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경남도지사만 2선(35‧36대)을 연임했다. 실제로 홍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 글 말미에 “우리공화당이 준동해 대구가 험지가 될지, 조국 바람이 불어 PK가 험지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때 가서 출마지역을 정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조 전 수석의 PK 출마가 확실시된다면 자신이 직접 ‘저격수’로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현재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가 거론된다. 조 전 수석은 이 지역 혜광고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