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박지원 등 반당권파 '제3신당' 공식화… 정동영 등 당권파는 "분열 주도" 비판
  •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유성엽 원내대표, 장병완 의원(왼쪽부터). ⓒ박성원 기자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유성엽 원내대표, 장병완 의원(왼쪽부터). ⓒ박성원 기자
    민주평화당이 17일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반당권파 의원 10명은 이날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하고 독자신당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대안정치연대에 참여한 박지원 의원을 향해 "당의 분열을 주도하는 그분이 원하는 당의 최종적인 모습은 무엇인가"라며 맹비난했다. 

    평화당 소속 천정배·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10명은 전날 심야의총 후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했다. 이 모임에 참여하지 않은 평화당 의원은 정동영·조배숙·황주홍·김경진·김광수·박주현 의원 등 6명이다. 

    평화당 의원 14명 전원은 호남을 지역구로 뒀다. 현재의 정당 구도대로 내년 총선을 치른다면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지난 1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화당 지지율은 1%였다. 이런 정당 지지율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게 반당권파의 주장이다.

    반당권파는 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제3지대론'을 주장하며 신당 창당을 주장했고,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당의 경쟁력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자강론'을 폈다. 평화당 의원들은 전날 밤 9시부터 당권파와 반당권파의 주장을 놓고 당의 진로를 결정하겠다며 끝장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유성엽 "대안세력 더 묶겠다"… 바른미래 호남계 흡수 시사

    대안정치연대 태스크포스 대표를 맡은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다수가 희망했던 것은 정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제3지대 신당으로 원활하게 나아가기 위한 비대위 체제로 변화였다"며 "정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아 대안정치연대를 발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정치연대가) 일단 10명의 의원들로 구성되지만, 앞으로 대안세력을 더 묶어가면서 제3지대 신당을 향해 걸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내홍을 겪는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과 무소속인 이용호·손금주 의원 등을 끌어들이고, 새로운 정치신인을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들은 당장 평화당을 탈당하지는 않고 당에 몸을 담은 상태로 신당 창당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평화당 잔류 인원을 최대한 더 설득해 신당에 합류시키기 위해서다.

    유 원내대표는 '평화당이 분당된 것이라고 봐야 하느냐'는 물음에 "(일부 의원의) 탈당보다 평화당 전체가 움직이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어 (집단탈당을) 일단 보류했다"며 "새로운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전환으로, 분당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탈당을 결의하지 않은 다른 의원들과 대화하고 설득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선 평화당이 사실상 분당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가급적 신당이 9월 말에 출범했으면 한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올해 12월과 내년 1월 2단계 변화를 하고, 총선에 임박해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주선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호남지역구 의원들은 평화당과 통합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에선 일부 호남지역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5월 당시 바른미래당은 이 문제로 분란을 겪다 의원총회에서 내년 총선 때 다른 정당과 통합·연대는 없다고 결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평화당 내 호남 신당파 의원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어서, 혁신위가 좌초한 바른미래당의 연쇄 균열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