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왜곡" 지적받아온 KBS '오늘밤 김제동'… 방송 1년 만에 폐지 수순
  • ▲ KBS 1TV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방송 화면 캡처. ⓒKBS
    ▲ KBS 1TV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방송 화면 캡처. ⓒKBS
    방송 초기부터 진행자의 '전문성 부족'이나 '정치적 편향성', '고액 출연료' 등에 대한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KBS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이 방송 1년여 만에 종영을 앞두게 됐다.

    김제동의 소속사 아침별은 "김제동이 1년여간 진행해온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의 진행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가을 개편 전, 오는 9월 중으로 하차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김제동은 소속사를 통해 "오늘 하루 여러분들이 잘 지냈는지 따뜻한 안부를 여쭤보기 위해 만든 방송이었던 만큼 1년여간의 수많은 밤 동안 함께하기 위해 출연해 주신 시민과 각 분야 전문가,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만들어준 수고해준 스태프들, 지켜 봐주셨던 시청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프로그램 하차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방송의 닫는 말이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는 오늘밤 김제동'이었듯 방송이 끝난 이후로도 여러분들의 내일이 더 나은 내일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남은 방송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늘밤 김제동'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겠다'는 취지로 신설돼 지난해 9월부터 전파를 탔으나, 시청률이 3~4%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북한 김정은을 찬양하는 발언이 여과없이 소개되는 등 숱한 논란을 일으키면서 내부적으로 '실패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초 매주 월~목요일 오후 11시 반부터 30분간 방송됐던 '오늘밤 김제동'은 지난해 11월 보도프로그램인 '뉴스라인'이 폐지되면서 기존보다 30분 앞당긴 오후 11시부터 매주 40분간 방송되고 있다.

    "김제동에 연간 7억 이상 지불… 그만한 가치 있나?"


    지난해 김제동이 시사프로그램 MC를 맡을 때부터 진행자의 편파·왜곡성 문제를 지적해온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은 같은 날 배포한 성명에서 "KBS 가을 개편에 맞춰 김제동 본인이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KBS에 전달했다고 알려졌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KBS가 양승동 사장 체제이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팎의 여론이 악화되자 할 수 없이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영노조는 "'오늘밤 김제동'은 '백두칭송위원회' 회장이라는 자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을 열렬히 환영 한다'는 식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등 편파·왜곡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거세게 받아왔고, 30분 출연에 350만원, 연간 기준으로 7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김제동을 시사프로그램 MC로 기용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난해 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사업 손실만 1000억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사측이 내놓은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공영노조는 "방송 내용에서도 김제동이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시청률도 3%선 안팎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아 결국 실패한 시도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영노조는 KBS에서 마이크를 놓아야 할 사람은 비단 김제동 뿐만이 아니라며 "(김제동처럼) 특정 정파성을 지닌 외부 인사들이 현재 KBS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미 이들도 심각한 편파성을 보인다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영노조는 "문제 해결의 핵심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을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며 "KBS 안에 능력 있는 기자, 아나운서가 없어서 이런 외부 인사에게 프로그램을 맡기는가? 공영방송에 합당하지 않게 편파적이며 고액 출연료를 받는 외부 MC들부터 즉각 교체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