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전쟁' 참전한 매파…15일 정상회담, 16일 경제포럼, 17일 대학포럼 잇달아 참석
  • ▲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이스라엘 대학총장 포럼에서 축사를 하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정상윤 기자.
    ▲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이스라엘 대학총장 포럼에서 축사를 하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정상윤 기자.
    방한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17일 ‘한국-이스라엘 대학총장 국제포럼’에 참석해 두 나라 대학들의 교류 강화 등을 약속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80세의 고령에도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두 나라 경제인들이 참여한 포럼(16일)에 참석하는 등 연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17일 ‘대학총장 국제포럼’ 인사말을 통해 “여기서 한국과 이스라엘의 고등교육기관과 정부 부처, 국가 과학기관 사이에 여러 협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보니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번 행사가 고등교육 및 연구 분야에서 한국과 이스라엘 간 긴밀한 협력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과 이스라엘은 교육의 중요성에 초점을 둔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과학 연구와 혁신에 중요한 공헌을 해왔다”면서 “100여 명이 넘는 한국 학생이 이스라엘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최근 수년간 양국 간 학생 및 교수진 교류, 연구협력을 포함한 고등교육기관과 연구기관 간 협력이 증가하는 현실이 무척 기쁘다”고 덧붙였다.

    韓-이스라엘 11개 대학 교류협력 MOU 체결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볼룸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한국 대학 5곳과 이스라엘 대학 5곳이 연구협력 교류와 산학협력 노하우 공유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양국 간 교류를 위해 한국 대학 21곳, 이스라엘 대학 11곳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강원대·경북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부경대·서울과학기술대·건국대·울산과학기술원(UNIST)·포항공대·아주대 등이, 이스라엘에서는 아즈리엘리공대·아페카공대·바르일란대·벤구리온대·히브리대·예루살렘공대·오르트브라우다대·테크니온공대·텔아비브대·하이파대 등이 참석했다. 주로 기술 관련 학교들이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은 “이번 포럼에서는 양국 대학 총장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대학의 혁신, 기업가정신, 국제화를 다뤘다”며 “한국과 이스라엘 대학 간 교류를 증진하는 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 ▲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이스라엘 정상회담 당시 모습. ⓒ청와대 제공.
    ▲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이스라엘 정상회담 당시 모습. ⓒ청와대 제공.
    리블린 대통령 “미사일 막는 미사일로 국민 지켜야”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부터 16일 ‘한국-이스라엘 경제포럼’까지 양국 간 교류에 대해 “대단히 기쁘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러나 부드러워 보이는 외견과 달리 리블린 대통령은 이스라엘 내에서는 강경 우파로 분류된다. 그의 생각은 15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 연설에서도 드러난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대단히 큰 유사성이 존재한다”며 전쟁의 폐허를 딛고 발전하는 데 성공한 근대사, 독립 당시에는 없었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 건설, 이웃 국가들과 신뢰 부재를 유사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이웃 국가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재앙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순진한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 지도자에게 도전 과제는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과 이스라엘이 국방력을 강화해온 사실을 언급한 뒤 “이제 우리 국민이 존재에 직접적으로 위협받는다고 여기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만한 미사일을 가지고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정보부대 복무 중 6일전쟁 참전 

    1939년 9월생인 리블린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독립하기 전부터 집안 대대로 예루살렘에 거주한, 말 그대로 이스라엘 토박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스라엘 방위군에 입대, 정보부(Intelligence Corps)에서 근무했다. 1967년 6월 ‘6일전쟁’ 때는 정보장교로 예루살렘여단·공수여단과 함께 싸웠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정치인이 되기 전까지는 축구 구단 매니저, 극장 임원, 박물관 임원 등 다양한 직장에서 근무했다. 1988년 우파 정당인 리쿠르당 소속으로 출마, 정치에 입문했다. 2009년 3월에는 하원의장에 선출됐고, 2014년 6월 제10대 이스라엘 대통령이 됐다.

    리블린 대통령은 늘 감사 인사를 건네며 온화한 표정을 지었지만, 정치적으로는 매파다. 특히 하마스와 같은 팔레스타인분리주의자들에게는 인정사정없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반환, 팔레스타인자치구 독립 등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무력투쟁을 벌여도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