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공식 요청은 없었지만 관심있다”… 닛케이 “日 정부, 제안 받았다고 확인”
  • ▲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격당한 유조선. 이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격당한 유조선. 이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국은 자기나라 유조선을 스스로 지키라"는 주장을 내놨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셉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 다국적 호위함대 창설’과 관련해 미국이 일본에게는 참여 의사를 물어봤지만 한국에게는 아직 공식적인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호르무즈 해협 연합호위함대’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고,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미측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철 대변인은 그 이상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측은 아직까지는 연합호위함대에 참여해 달라는 공식 요청을 해오지 않았다. 다만 물밑 협의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국방부는 “관련해서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참고로 한국의 석유 수입량 가운데 중동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75% 가량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5월 내놓은 ‘세계 원유시장 현황 및 국제유가 동향’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75%가 중동산이고, 아시아와 구 소련 국가 10%, 북미 지역 8%, 이란 등 기타 지역이 7%를 차지했다. 나라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29.3%, 쿠웨이트 15.1%, 이라크 13.2%, 러시아 6.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6.4% 순이다.

    닛케이, 파병 관련 법률 거론하며 필요성 강조

    한편 일본 정부는 “미국 측이 지난 10일 연합호위함대 창설에 참여해 달라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하 닛케이 신문)은 11일 “트럼프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 지역에서 민간 선박을 호위하기 위해 동맹국 군대로 함대를 결성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참여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 ▲ 일본 닛케이 신문은 미국이 일본 측에 호르무즈 해협 민간선박 호위 연합함대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하면서 국내법 가운데 이런 조항을 준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 신문 관련보도 화면캡쳐.
    ▲ 일본 닛케이 신문은 미국이 일본 측에 호르무즈 해협 민간선박 호위 연합함대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하면서 국내법 가운데 이런 조항을 준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 신문 관련보도 화면캡쳐.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노가미 코우타로 일본 관방내각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일본 에너지 안보에 사활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때 연합호위함대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익명의 당국자를 통해 참여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연합호위함대에 참가할 나라는 동맹국을 중심으로 몇 주 내에 정해질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구를 파악한 뒤 참가 여부와 참가에 필요한 국내법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문은 일본 법률 가운데 ‘존립위기사태’에 따른 집단자위권의 제한적 행사, ‘중요영향사태’ 시 다국적군의 후방지원 담당, 자위대법 가운데 해상경비행동, 해적대처법 가운데 선박의 호위 등이 연합호위함대 동참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은 석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특히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재무부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동산 석유 의존도는 88%로,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38.6%,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25.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일본 선주협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회원사 선박은 연간 1700여 척에 달하며, 그 중에 500척이 유조선이라고 밝혔다”면서 민간 기업만으로는 최근의 긴장 국면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