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 5일 '집배원 처우 개선' 성명서 발표… "정규직 인력 증원해야"
  • ▲ 서울 종로구 한 우체국 앞 우체통에 놓인 국화꽃 한 송이와 엽서.ⓒ뉴시스
    ▲ 서울 종로구 한 우체국 앞 우체통에 놓인 국화꽃 한 송이와 엽서.ⓒ뉴시스
    #9년차 집배원 배모씨(34)는 2016년 7월 4일 경북 청송군에서 우편배달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장마철 악천후가 이어지고 있었다.

    #2017년 7월 6일 21년차 집배원 원모씨(47)는 안양우체국 앞에서 분신 사망했다. 그가 분신 자살한 이유는 장시간 중노동, 주먹구구식 배달구역 변경 등을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2016년 12월 31일 가평우체국 집배원 김모씨(49)는 연말 폭주한 배달 물량을 소화하다 다세대 주택에서 과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위 내용은 집배원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실제 사례들이다.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의 안전과 인권을 우려하는 법조계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의 업무 방식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변회·박종우 회장)는 5일 성명서를 통해 “집배원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 건강과 인권을 위협하는 장시간 중노동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노동시간과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무엇보다 집배원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했다.

    변회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 2745시간이다. 이는 한국 임금노동자보다 8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23일 많은 수준이다. 특히 명절이나 선거철 등 일정 시기에 따라 노동시간이 증감한다고 변회는 지적했다. 불규칙 노동, 업무량 쏠림 현상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장시간 중노동이 집배원 건강을 위협하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집배원의 산업재해율은 1.62%로, 전체 공무원 평균(0.49%)·소방관(1.08%)보다 높았다. 또 2010~2018년 집배원 166명, 올 상반기 9명이 근무 중 교통사고, 과로사 등으로 사망했다.

    변회는 “인력증원은 현 정부의 비정규직 축소 및 상시 지속적 일자리의 정규직 고용관행 정착 방침에 맞게 계약직 또는 민간위탁이 아니라 반드시 정규직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도한 경쟁을 야기하는 불합리한 성과 지표도 개선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