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엔도 호마레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日과 교감하며 동족 수십만 살육"
  • ▲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 (모택동은 왜 일본군의 진공에 감사했나) ⓒ정상윤 기자
    ▲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 (모택동은 왜 일본군의 진공에 감사했나) ⓒ정상윤 기자
    중국공산당을 이끌고 일본에 맞섰고, 장개석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마오쩌둥. 흔히 중국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그가 알고보니 '배신자'였다?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몸으로 겪어낸 엔도 호마레 박사는 저서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를 통해 "소위 혁명을 위해 적과 내통하고, 동족 수십만 명을 잔인하게 살육한 자가 모택동(마오쩌둥)"이라며 그의 민낯을 까발린다. 

    '일본의 야욕에 맞서 중국을 통일한 영웅'으로 알려졌던 마오쩌둥. 그러나 1964년 중국을 방문한 일본 사회당 사사키 코조가 "과거 침략을 사죄한다"고 하자, 마오쩌둥이 "일본군이 침략하지 않았으면 공산당이 권력을 차지할 수 없었을 것, 차라리 일본의 군벌에 감사하다"고 말한 사실은 국내 대중에게 생소하다.

    저자는 글에서 "모택동은 사실 일본군과 거의 전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의 팔로군에  "항일부대에 전력의 10% 이상을 투입하지 말라"는 지령을 내렸고, 나아가 오히려 일본에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의 정보를 제공해 국민당을 대륙에서 몰아냈다고 강조한다. 

    그 때문일까. 실제로 일본군은 장제스의 본거지였던 상하이·충칭 등은 맹폭격을 퍼부었지만, 마오쩌둥의 본거지였던 옌안은 전화(戰火)를 비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오히려 중국 항일투쟁의 정통성은 장개석(장제스)의 국민당 정부에 있다"고 역설한다. 일본과 내통했던 마오쩌둥이 중일전쟁이 끝나고 국민당을 몰아낸 뒤 '항일 정통성'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혁명’을 위해 적과 내통하고 동족 살육

    국공내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8년 5~10월,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공의 팔로군 20만 명은 국민당군이 주둔한 창춘을 포위한다. 공산군이 단전·단수를 강행해 국민당을 압박한 결과 창춘시에서는 약 60만 명의 민간인이 아사한다.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당시 희생자가 약 15만 명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엔도 박사는 "반일 프로파간다라는 애국주의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공산당의 외교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일본과 협잡한 모택동의 본질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 내각에 친일파를 다수 중용했던 김일성이 대한민국을 향해 '친일 부역배' '미제 괴뢰정부'라고 공격하며 정통성을 주장했던 사실을 돌이켜본다면, 이는 대한민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오쩌둥은 왜 스파이를 활용해 침략자 일본군과 공모했을까. 그는 왜 전범을 초청해 "나는 일본군의 진공(進攻)에 감사하다"고 했나. 그는 왜 수천만 명의 무고한 인민을 학살하면서까지 '마오쩌둥 사상'을 떠받들게 했나. 그런 의미에서 중국 인민에게 공산 중국의 국가 정체성은 정당한 것인가. 중국공산당과 관련해 한국인들이 알고 있던 '상식'을 뒤엎는 진실이 펼쳐진다.

    역사평론에 정통한 박상후 전 MBC 부국장이 번역 맡아

    저자 엔도 호마레 츠쿠바대학 명예교수는 일본인이지만, 1941년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서 출생했다. 일본으로 간 것은 1953년. 여덟 살 때 창춘에서 국공내전을 결정지은 '창춘 포위전'을 직접 겪었다. 가족들은 이때 아사했고, 엔도 박사 역시 팔로군의 총탄에 맞아 한 쪽 팔에 장애를 입었다. 당시 상황을 저자는 <챠즈> 등의 저서를 통해  기록으로 남겼다. 

    번역은 박상후 평론가가 맡았다.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동아시아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MBC에 입사해 2006년부터 4년간 베이징특파원으로 재직했다. 북핵 6자회담, 티베트 유혈사태, 베이징올림픽 등을 현장에서 취재했고, 시사제작국 부국장을 역임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를 비롯한 각종 외국어에 능통하며, 중국-대만 양안관계사와 메이지-쇼와에 걸친 일본사에 대한 이해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월간조선> 등 시사잡지의 객원 칼럼니스트, 유튜브 방송 국제문제평론가, 역사저술가로 활동 중인 박상후 평론가는 <모택동 인민의 배신자> 번역판을 두고 "내가 번역해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역사학도는 물론 일반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며 "모택동에 대한 오독을 바로잡는 가치 있는 책이다. 각종 유튜브 방송 등에도 출연해 역사의 진실을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임라인 출간,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