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루트 권한 탈취, 해시값 변경"… 도태우 변호사, 2017년 국과수 분석 공개
  • ▲ 4일 오후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검찰도 공모한 태블릿 PC 관련 특검 추진 기자회견’현장을 촬영하는 JTBC 카메라.ⓒ정상윤 기자
    ▲ 4일 오후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검찰도 공모한 태블릿 PC 관련 특검 추진 기자회견’현장을 촬영하는 JTBC 카메라.ⓒ정상윤 기자
    “(태블릿 PC 조작과 관련해) 새로 찾아낸 결정적 두 가지 증거가 있다. 검찰의 '루트(ROOT) 권한 탈취'와 '해시값 변경'이다.”

    도태우 변호사는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검찰도 공모한 태블릿 PC 관련 특검 추진 기자회견’에서 “(2017년 국과수 디지털 포렌식으로 나온) 4만 쪽에 이르는 로데이터(원자료)를 분석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것으로, 검찰의 태블릿 PC 조작 공모 의혹에 대한 구체적 증거라는 것이다.

    도 변호사는 검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각각 내놓은 포렌식 결과물에 대해 복수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결과, 검찰의 루트 권한 탈취, 해시값 변경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16년 10월25일 태블릿 PC 포렌식을 했고, 국과수는 1년 뒤인 2017년 11월 같은 태플릿 PC를 포렌식 했다.

    “검찰이 시스템 파일 변경한 것으로 의심”

    전문가들에 따르면, 루트 권한 탈취란 해당 전자기기 시스템의 주인 권한을 획득했다는 의미다. 루트 권한을 가진 시스템의 주인은 하위 체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포렌식 전문가들은 ‘루트 권한이 바뀌지 않았는지’를 가장 큰 문제로 본다는 것이 도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번에 발견된 문제는 2016년 10월31일 오후 2시47분쯤 문제의 태블릿 PC 시스템파일들이 대거 변경됐다는 점이다. 시스템파일이 변경됐다는 것은 이 태블릿 PC의 루트 권한이 탈취됐다는 의미다. 시스템파일이 대거 변경된 기간에 태블릿 PC를 소유했던 곳은 검찰이다.

    또 하나 중요한 증거는 ‘해시값 변경’이다. 불과 1년 차이로 이뤄진 검찰과 국과수 포렌식 결과, 태블릿 PC에 대한 해시값이 다르게 나왔다.

    해시값은 ‘디지털 증거의 지문’으로도 불린다. 복사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암호 같은 수치다. 문자와 숫자가 섞여 일련의 코드처럼 보인다. 도 변호사는 “해시값 역시 포렌식 전문가들에게는 중요한 것”이라며 “해시값은 변해서는 안 된다. 만일 달라졌다면 포렌식의 기본이 무너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JTBC가 보도한 '최순실 태블릿 PC'가 검찰이 보관하는 동안 시스템 파일이 변경되는 등 훼손당했다는 말이다.

    대검찰청 예규 876호(디지털 증거의 수집, 분석, 관리에 관한 규정) 제4조는 '디지털 증거는 압수·수색·검증한 때부터 법정 제출 때까지 훼손이나 변경되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
  • ▲ 이번 기자회견에 특별초청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 이번 기자회견에 특별초청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이 재판부를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정상윤 기자
    검찰과 국과수의 포렌식 결과 대조 등을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태블릿 PC 조작 증거’는 다음과 같다.

    △JTBC 기자가 우연히 열었다는 태블릿 PC 잠금패턴(L자)이 검찰 제출 전인 24일 설정된 점 △2016년 10월22일 태블릿 PC의 시스템파일에 대한 인위적 접근 정황(드레스덴 연설, 최순실 동선 관련 등) △2016년 포렌식 결과 나온 카카오톡 채팅창 목록(445개)이 2017년 포렌식 때는 30개로 감소한 점 등이다.

    변희재 “재판부 믿지 않는다”

    이번 기자회견에 특별초청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은 미국 보수주의 지식인 20명이 한국 재판부에 낸 탄원서, 국회에서 발의된 JTBC 특검법 발의 등 두 가지 이유 덕분에 지난달 보석된 것이라고 밝혔다.

    변 고문은 “1심과 2심 판사가 모두 우리법연구회 소속인데, 전체 판사 2000명 중 이들 소속은 100명 안쪽이라고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사법부를 신뢰할 수 없고 이 재판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 고문은 미국 지식인 중 한 명인 고든 창 변호사에게 서신을 보냈다고도 밝혔다. “국회에서 (태블릿 PC 조작 관련) 특검법을 밀어주고 미국 지식인들이 (현 상황을) 지켜보지 않으면 언제든 감옥에 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밝힌 이유다.

    이번 기자회견은 'JTBC 조작 보도, 검찰 공모 관련 특검·진상규명위원회(오영국·김경혜·도태우 공동대표)'가 주최·주관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를 비롯해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 등도 모습을 보였다.

    김진태 의원은 “더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태블릿 PC 조작) 증거는 이미 차고 넘치는데 결과가 왜 안 나오는가”라고 반문하며 “언론이 보도를 안하고 수사기관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년 전인가, 국정감사 때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 앞에서 하나하나 따졌더니 대답도 못하고 쩔쩔맸다”고도 말했다.

    조원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정상적인 정권으로 인정하는 순간 그들이 가고자 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자유를 빼는 등 체제 뒤집기, 역사 바꾸기, 그들이 말하는 적폐청산 등도 정당화되는 것”이라면서 “(촛불혁명을 불러온) 태블릿 PC는 거짓이고 조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지난 1월 태블릿 PC 관련 특검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