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주장 "이란은 美 아닌 사우디 대리전으로도 충분"
  •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언론을 통해 미국과 이란을 보면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말싸움보다는 소리 없이 움직이는 것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한 군사전문가는 “이란보다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만난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보름 동안 동북아에서 미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 ‘사전배치전단’ 소속 수송선들의 항로와 위치를 조사한 결과 평소의 2배가 넘는 대형 수송선이 한반도 인근에 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 사우디에 맡겨도 충분”

    신인균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전력을 비교해 보면, 미국이 직접 나서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리전을 시켜도 문제가 없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런 점 때문에 동북아 지역의 상황이 더 위험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후티 반군 때문에 대단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최근 유조선과 송유관 시설 공격, 그 이전 계속된 영토 침범 등의 사례를 설명했다. “이런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게 이란이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전쟁을 수행할 명분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전쟁 시나리오와 관련해 신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 둘 다 상륙작전을 감행할 수 있는 전력이 없다”며 “따라서 두 나라 간에 분쟁이 일어난다면 해상에서는 상호 견제를 하는 수준이고, 실제 전투는 공중전과 미사일 공격 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이를 전제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공군 전력을 비교했다.

    이란은 F-14 톰캣 전투기 40여 대, MIG29 전투기 초기형 45대, F-4D 팬텀 전투기 65대, F-5 전투기 E형과 F형(복좌형) 6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란 공군의 문제는 MIG29를 제외하고는 모두 1970년대 말 팔레비 왕조 시대에 도입한 것이어서 유지보수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란은 F-14 톰캣 전투기를 80대 보유하고 있었으나 미국과의 갈등으로 부품 수급과 정비가 어려워 현재 운용 중인 대수는 절반이 채 안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력은 중동 지역 수위권이다. 공중전뿐만 아니라 대지공격까지 가능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트렌치Ⅱ 72대, F-15SA 87대, F-15 C형과 D형 82대, 토네이도 IDS 8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F-15SA 전투기는 ‘AESA 레이더(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를 장착한 기종으로, 한국 공군의 F-15K 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평도 있다.
  •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전력을 비교해 보면, 미국이 이란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전적으로 맡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원 기자.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전력을 비교해 보면, 미국이 이란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전적으로 맡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원 기자.
    게다가 전투기들의 역량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조기 경보기와 공중 급유기도 적지 않다.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기 5대, 사브 2000 공중조기경보기 2대, B707 공중급유기 8대, KC-130 공중급유기 9대, 한국 공군이 도입한 것과 같은 에어버스 A330MRTT 공중급유기 6대를 보유하고 있다.

    해군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는 구축함에 맞먹는 성능을 지닌 ‘라파예트’급 3척을 비롯해 호위함 7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은 수상함 전력은 빈약한 반면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 3척, 북한에서 수입한 가디르급을 포함해 잠수정 16척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이란 전쟁, 미사일·전투기 간 싸움 될 것”

    이런 현실 때문에 전쟁이 난다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란 탄도미사일이 사우디아라비아 하늘을 뚫는 게 쉽지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가진 패트리어트 PAC-3 포대 10여 개를 보유하고 있고, ‘사드(THAAD)’를 5개 포대 이상 주문했다. 이 가운데 2개 포대는 이미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아 실전배치한 상태다.

    신 대표는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도입한 장비를 보면 사드용 레이더 수가 12대다. 발사대는 또 44대다. 보통 사드 1개 포대에 레이더가 1대, 발사대는 6대다. 물론 감시망을 촘촘히 하기 위해 1개 포대에 레이더 2대를 배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발사대 수와 함께 계산해 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7개 포대의 ‘사드’를 주문했을 수 있다”며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압도적인 공군력을 사용해 잠수함 기지와 탄도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을 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이란이 선제공격을 가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는 제공권은 장악할 수 있겠지만 제해권 장악은 잠수함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게 신 대표의 지적이었다. 사우디 해군에는 잠수함을 잡을 만한 전력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정도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도 충분하고, 지역의 지도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 문제를 맡겨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걸프협력회의(GCC)를 이끈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 ▲ 신인균 대표는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를 한반도 주변으로 접근 중인 대규모 사전배치전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원 기자.
    ▲ 신인균 대표는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를 한반도 주변으로 접근 중인 대규모 사전배치전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원 기자.
    “최근 카타르와 바레인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소집한 GCC 회의에 불참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신 대표는 웃으며 “물론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단교한 상태다. 하지만 카타르에는 미 공군기지가, 바레인은 미 해군 5함대 기지가 있으며, 둘 다 수니파 국가”라며 “두 나라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든다고 미국에게 등을 돌리거나 시아파와 손을 잡을 가능성은 대단히 낮게 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이스칸데르’ 발사, 美사전배치전단에 겁먹은 탓”

    세계 언론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신 대표는 “미국이 노리는 것은 변죽을 올리는 이란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5월 4일과 9일 ‘이스칸데르’와 흡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쪽과 서쪽에서 발사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신 대표는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날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한 날”이라며 “미북 대화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북한이 이때 맞춰 미사일을 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이 한국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 제안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쏘아 댄 이유가 한반도 주변으로 몰려든 美사전배치전단을 보고 겁을 먹은 탓이라고 했다. ‘이스칸데르’와 맞먹는 탄도미사일을 쏘며 “우리는 미군 배를 정확히 맞출 수 있으니까 한반도에 입항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 사전배치전단이 뭐길래 김정은이 겁을 먹었다는 해석이 가능한지 물었다. 신 대표는 “분쟁 지역에 미군은 몸만 와도 될 정도로 모든 장비와 탄약, 연료를 싣고 다니는 대형 수송선 전단”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나 대만, 일본, 중동과 같은 곳에서 갑자기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군이 그때부터 본토나 다른 지역의 장비를 실어 나르려면 한 달은 넘게 걸린다. 이 시간이면 대부분의 전쟁은 끝난 뒤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게 사전배치전단이다.

    신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냉전 시절 미군은 3개의 사전배치전단을 운용했다. 1990년대 냉전이 끝난 뒤에는 2개만 남겼다. 하나는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에, 다른 하나는 괌에 배치했다. 각 전단에는 배수량 5~7만 톤급의 대형 로로선(Roll-on/roll-off, RO-RO선, 별도의 하역용 크레인 없이 곧바로 육지에서 운송이 가능하도록 화물적재 차량 형태로 물건을 오르고 내리는 화물선) 5~6척이 배속돼 있다. 각 로로선마다 임무나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1개 사전배치전단의 로로선이면 해병대 3개 기갑여단을 완전무장 시킬 수 있다.

    사전배치전단에는 이와 별개로 해병대 기갑여단들이 보름 동안 작전할 수 있는 탄약 수송선 3척, 해병대와 육군, 공군 전용 탄약수송선 각 1척 배속돼 있다고 한다. 이 정도 장비와 탄약이면 육군과 공군, 해병대가 30일 동안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었다. 그는 “사전배치전단이 괌에서 출동할 경우 사흘, 오키나와에서 출발하면 하루 정도면 한반도에 도착해 장비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 병력 투입은, 본토의 경우 비행기를 타고 오산이나 군산, 대구로 들어오고, 태평양 주둔 해병대는 오키나와 등에서 고속수송선을 타고 한반도로 온다. 사전배치전단이 입항할 수 있는 곳으로는 부산과 울산, 포항, 진해, 광양 등이 있다. 여기서 물자를 모두 하역하는데 하루 이상 걸린다.

    수송선의 장비와 물자를 하역만 하면 한반도에 온 미군은 여기에 몸을 싣고 전장으로 투입된다. 이들은 한국 곳곳으로 이어진 철도를 타고 하루 이내에 경기 북부까지 간다. 즉 한반도 유사시 나흘 정도만 버티면 완전무장한 미 지상군 군단급 병력이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지원하게 된다. 참고로 미 지상군 군단 병력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야전군 급 규모의 화력을 갖춘 부대다.
  • ▲ 마군 사전배치전단 수송선들의 수송 능력을 보여주는 그림. ⓒ美해병대 공개사진.
    ▲ 마군 사전배치전단 수송선들의 수송 능력을 보여주는 그림. ⓒ美해병대 공개사진.
    미군, 조용히 대형 수송선 13척 한반도 주변 배치

    신 대표는 “냉전 이후 괌에 배치된 사전배치전단 소속 함정은 총 6척이었는데 최근 한반도 주변 해역에 13척이 떠 있다”고 지적했다. 13척 가운데 장비 수송선은 6척으로, 나머지 가운데 2척은 병력을 수송하는 ‘고속 수송선’, 1척은 항구가 없는 곳에 장비나 병력을 내릴 수 있도록 건조한, 미군의 첫 번째 ‘기동상륙지원선(MLP)’인 몽포드 포인트 함이다. 다른 수송선은 모두 탄약과 연료를 싣고 있다. 참고로 미국이 보유한 장비 수송선은 총 10척이다.

    신 대표는 “지난 22일 최종 확인한 결과 현재 포항 앞바다에 3척, 부산에 1척, 광양에 2척의 수송선이 입항하지 않고 근해 상에 묘박하고 있다”며 “아무튼 현재 한반도 주변에 온 수송선들의 능력을 취합하니 육군 1개 기갑사단, 1개 기갑여단, 해병 3개 기갑여단을 완전무장 시킬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쳐서 말하면 미 육군 3개 완전편제 사단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한반도 유사시에 어느 정도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고 묻자 신 대표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은 3개 사단으로 400킬로미터를 진격해 바그다드를 점령했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이라크 정규군과 공화국 수비대는 지금의 북한군보다 강했다”고 평가했다. 전차도 현재 북한의 그것보다 신형이었고, 모든 재래식 무기가 가동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은 3개 사단을 앞세워 55만 이라크 군을 무찌르며 400킬로미터를 진격해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했다”면서 “북한군이 120만 명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돌격대’와 같은 비전투 인력이 얼마나 되느냐? 이제는 전쟁에서 머릿수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송선이 한반도 인근에 왔다는 것만으로 위기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미 해군 7함대 상황은 어떤가”하고 물었다. 신 대표는 “항모 ‘로널드 레이건’ 함은 한동안 일본 요코스카 모항에 정박해 있다가 지난주에 두 달 일정으로 출항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표면적으로는 ‘동북아 초계활동’이 임무라고 밝혔지만, 유사시가 아니면 거의 편성하지 않는 ‘항모강습단 완전 편제’로 출동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 해군 항모가 보통 훈련이나 초계활동을 할 때는 호위함으로 이지스 구축함 2~3척 정도를 데리고 다닌다. 그런데 ‘로널드 레이건’ 함은 초계활동을 한다며 이지스 순양함 1척, 이지스 구축함 3척,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 2척을 데리고 출항했다. 신 대표는 “미 해군이 항모강습단을 완편 상태로 출동시킨 가장 최근이 2017년 가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라는 표현을 쓰며 북한과 험악하게 대립하던 때였다”고 설명했다.
  • ▲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고 남지나해를 항행 중인 강습상륙함 '와스프'함. ⓒ美해군 공개사진.
    ▲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하고 남지나해를 항행 중인 강습상륙함 '와스프'함. ⓒ美해군 공개사진.
    “김정은, 유사시 ‘이스칸데르’ 쏠 것…전황 뒤집지는 못해”

    신 대표는 “미 해병대 소속 F-35B 스텔스 전투기 8대를 탑재한 강습상륙함 ‘와스프’는 필리핀과 ‘발리 카탄 훈련’을 마친 뒤 지난주 남지나해에서 동지나해로 북상했다”고 덧붙였다.

    미군의 특이동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현재 알래스카에서는 ‘노던 엣지 2019’라는 공군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와 강습단이 이 훈련에 동참했다. 공군 훈련에 해군 항모 비행단에 참가한 것은 냉전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노던 엣지 2019’ 훈련 자체 규모도 매우 커졌다. 현재 미 공군 항공기 250대가 참가했다고 한다. 신 대표는 “알래스카에서 배로 한국에 오는데 사흘 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와스프’와 같은 강습상륙함 ‘키어사지’ 함도 최근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나 서태평양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이지스 구축함이 일행으로 붙었다. 신 대표는 “현재 키어사지 함은 다른 상륙함과 함께 ‘상륙준비전단’ 편제로 이동 중이지만, 여기다 이지스 구축함을 가져다 붙이면 ‘강습상륙전단’, 적 후방을 바로 공격할 수 있는 편제가 된다”며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지금 동북아 분위기는 결코 평범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한반도 근해에 미 지상군 3개 사단을 완전무장 시킬 수 있는 장비와 탄약, 연료, 강습상륙함을 주축으로 한 상륙함대, 항모강습단 2개, 몇 시간 만에 한반도로 올 수 있는 수백여 대의 전투기가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겁을 먹을 만도 하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발사한 것은 그 무기로 미국을 막아내거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전세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신 대표의 전망이었다. 그는 북한이 지난 4일 동해안, 9일 서해안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함께 방사포, 신형 자주포를 사격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 사격을 통해 ‘우리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모습을 미군에게 보이려는 시도”라며 “김정은은 ‘미군이 사전배치전단이나 다른 군함을 부산과 포항에 입항시키면 이 미사일을 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의 오리지널 ‘이스칸데르’를 생각하면 매우 정밀한 탄도미사일이므로 미군 수송선 정도는 충분히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풀이였다.
  • ▲ 신인균 대표는
    ▲ 신인균 대표는 "전력 분석은 바둑이 아니라 장기 또는 체스와 같이 '말'마다의 능력과 영향력 범위를 잘 계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성원 기자.
    신 대표는 “그러나 ‘북한판 이스칸데르’만으로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 미국이 가진 ‘카드’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한국에 쏘려 해도 주변의 기득권 세력이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도 사람이기 때문에 제 살길부터 찾는 게 먼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바둑이 아니라 장기 같아…각 요소의 영향력·힘 다르다”

    이런 해석은 국내 언론이나 학계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이다. 왜 대부분의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미군의 전략·전술이나 한반도·중동의 상황을 엮어서 풀이하지 않을까. 신 대표는 “일부 전문가는 정세 분석을 할 때 모든 요소들이 동일한 영향력과 힘을 갖고 있다는 전제를 갖고 이야기를 한다”며 “이 점이 이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전쟁을 분석할 때는 적과 나의 전력을 바둑알 숫자 비교하듯 단순히 병력이나 무기 숫자만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부대의 편제와 임무, 장비 성능, 작전 목표 등에 맞춰 모두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즉 군사적 요소들은 장기판이나 체스판의 말처럼 다뤄야 한다는 것이 신 대표의 충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