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단체들 "강연 자료 文정부에 넘겼지만 외면…헤리티지 재단에 주기로"
  • ▲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미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탈북단체 대표들.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미 워싱턴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탈북단체 대표들.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한 북한 내부자료를 한국정부가 받지 않으려 했다고 탈북자단체 대표들이 주장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주간’에 참석한 탈북자단체 대표들은 “북한정권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연자료, 김정은이 노동당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한 강연자료를 국가정보원 등에 제공하려 했지만 받으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북한자유연합(회장 수잔 숄티)’과 헤리티지재단이 개최한 ‘북한인권과 안보위협 간 정책격차’ 토론회에서 나왔다.

    탈북자단체 대표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핵 포기 불가’ 방침을 공공연히 밝혔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김정은이 직접 노동당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한 비밀 강연에서 ‘핵 포기 불가’를 선언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는 내부 강연자료를 지난해 8월부터 받았다”면서 “핵 포기를 전제로 한 ‘빅딜’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적화통일을 이루기 전에는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혼란 전술을 쓰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여기에 가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민 대표는 관련 자료를 전화·사진·USB 드라이브로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료를 한국 정보기관이나 국방부 등에 제공하려 해도 가져가려 하지 않는다”면서 “헤리티지재단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직전에 김정은은 북한노동당 고위간부들을 모아놓고 비밀리에 강연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 비밀 강연에서 “우리가 어렵게, 힘들게 만들어 놓은, 이 세계적인 핵전략국가의 지위는 어떤 강풍이 불고 어려움이 닥쳐와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흥광 대표는 “김정은은 자기 권력을 천년 만년 유지하려고 핵무기를 만들었는데, 경제지원과 체제 안전을 보장해줄 테니 핵무기를 내놓으라는 접근은 잘못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나쁜 선례를 남겼다. 북핵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북한정권에서 핵무기를 떼어낼 수 있는 칼날은 인권”이라며 “북한이 민주화되면 핵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