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 학술회의서 송복 교수 지적…"현 정부 코드 인사, 충신·역신 가르던 조선과 같아"
  • ▲ 송복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류성룡의 사관:미래지향성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열렸다. ⓒ이종현 기자
    ▲ 송복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류성룡의 사관:미래지향성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열렸다. ⓒ이종현 기자
    "'적폐청산'을 이유로 코드인사나 하는 지금은 '과거지향' 한풀이를 하던 조선과 다를 바 없습니다."
     
    송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주제 학술회의에서 '서애 류성룡의 시관(時觀)'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교수는 과거 조선의 문제를 '과거지향적 시관' 때문이라고 꼬집으며 현 정부는 조선이 가졌던 바람직하지 못한 시관을 답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날 자행되고 있는 적폐청산, 진영구축 등 다른 사회와 비교하기 어려운 특유의 한풀이는 조선 시대의 데자뷰라해도 이의를 달기 어려운, 예견된 미래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디 ‘적폐청산’이란 잘못된 제도나 법령, 기구 등을 바꾸는 것인데 현 정부는 제도와 법령은 그대로 두고 구성원만 쫓아내 자기 코드에 맞는 인사만 넣고 있다"며 "우리 진영에 속한 사람은 '충신', 반대 진영에 속한 사람은 '역신'이라 부르며 ‘붕당정치’를 하던 조선조와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 ▲ 송복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류성룡의 사관:미래지향성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열렸다. ⓒ이종현 기자
    ▲ 송복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류성룡의 사관:미래지향성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열렸다. ⓒ이종현 기자
    송 교수는 "반면 류성룡은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하면서 다시 과오를 저지르지 않도록 경계한다는 ‘징비(懲毖)’란 조어를 만들었다"며 "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기 때문에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게 되는 '미래지향적 시관'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처럼 미래지향적 시관으로 세상을 바라본 덕분으로 류성룡은 6년 7개월간 계속된 임진왜란 기간 중 5년 동안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갖춘 전시수상 자리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조선조의 많은 실학자들 중 류성룡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체(體)'와 '용(用)' 모두를 갖춘 인물이 바로 류성룡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는 이론이고 용은 실제인데, 체와 용을 갖추는 것은 이론과 실제를 갖추는 것”이라며 “이이·이익·정약용 등 훌륭한 실학자들이 있었으나, 다산 정약용은 ‘체’와 ‘용’을 갖췄지만 한 가운데 위치해 두 가지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하기 어렵고, 율곡 이이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체’를 갖췄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용’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 류종하 전 외무부 장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한했다. ⓒ이종현 기자
    ▲ 류종하 전 외무부 장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한했다. ⓒ이종현 기자
    이날 송 교수의 기조논문 발표에 앞서 축사를 전한 류종하 전 장관은 “앞을 보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희범 전 장관은 “오늘날 정치인, 특히 지도층은 ‘징비록’을 탐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류성룡의 ‘미래지향적’ 시관을 가진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서재진 미래연구원장은 "지금까지 서애 류성룡 선생에 관한 연구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해석하고 열거하는 수준에 그쳐왔는데, 이러한 구태의연한 연구는 그만하고 여러 분야의 사회과학자들이 똑같은 현상을 다른 측면에서 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리더십을 현대적인 의미로 조명하는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미래연구원은 향후 5년간 '서애선생기념사업회'와 함께 '류성룡의 리더십'을 역사사회학·경영학·언론학·외교학 등 여러 관점으로 해석해 현대 사회에 대입해보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날 학회에는 류성룡의 후손인 류종하 전 외무부 장관과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이진규 미래연구원 이사장,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서재진 미래연구원장, 백권호 영남대 경영대학 교수, 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조백상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박희태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 등 180여 명의 저명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학술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했다. ⓒ이종현 기자
    ▲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 학술회의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학술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미래인력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애선생기념사업회가 후원하며 서애 리더십 평가 분석서의 출판기념회를 겸했다.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