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날' 세우며 야권 비난하더니… 與 인사파탄, 조카 마약에는 ‘함구’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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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복귀설’로 떠들썩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잠잠하다. 청와대 2기 개각 인사 부실 문제와 유 이사장 조카의 마약 밀반입 사건이 불거진 후부터다. 여권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지난 1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시작한 후 우파를 향해 잔뜩 날을 세우던 모습과 상반된다는 지적이다.지난달 21일 유시춘 현 EBS(교육방송) 이사장 장남이자 유시민 이사장의 조카인 신모씨의 대마초 밀반입 혐의가 수면위로 올랐다. 신모씨는 지난 10월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징역 3년형에 처해져 법정구속된 상태다.이로부터 보름이 지났지만 유 이사장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유 이사장 측 의견을 듣기 위해 4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심지어 사건 직후부터 ‘알릴레오’ 게시판에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유 이사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글도 다수 게재됐다. 그동안 우파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 의견을 피력하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크다.유 이사장은 조카 구속 관련 법원에 탄원서까지 직접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의적 ‘묵인’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남에게는 엄격하고, 자기 것은 은폐”이에 대해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기 것은 감추고 은폐하는 좌파정부 특유의 내로남불이자 후안안무치의 결정판”이라면서 “유시민 이사장과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청와대도 당사자로부터 사실을 전해 듣고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며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민 무시할레오’”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 방송 이름을 이용해 비꼰 것이다.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지난달 21일 “진보진영 인사들이 유 이사장의 ‘마약 조카’에는 어떻게 반응할까”라며 “과거 김무성 대표 ‘마약 사위’ 건으로 이런저런 얘기하던 분들이 이번에는 어떤 논리를 펼칠까 궁금하다. 상식적으로 사위보다 조카가 더 가깝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김무성 사위 마약 사건 땐 조롱하더니...실제로 유 이사장은 과거 2015년 김무성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혐의가 적발되자 “마약 복용은 차고도 남는 이혼 사유다. 매우 흐뭇하게 이 사건을 보고 있다”며 “김 대표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조소했다.최근 도마에 오른 청와대 2기 개각 인사 부실 검증 문제 및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설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조국 수석은 이번 개각 인사 부실 검증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8일 ‘알릴레오’에 출연,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이 ‘국정 홍보 방송’ 아니냐는 지적이 크다. “야권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면 즉각 날을 세우면서 자신과 여권을 둘러싼 논란에는 침묵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유 이사장이 ‘정치 절연’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비판이 가중된다.일각에서는 유 이사장의 ‘번외 정치’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방송을 통해 촌철살인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자기 편’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게 어떻게 촌철살인일 수가 있나”라며 “자신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대권후보 선호도 조사 3위로 밀려이 같은 상황을 방증하듯 유 이사장은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순위에서도 밀리는 형국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퉜다. 유 이사장이 정계복귀설을 일축하며 지난 1월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후 약 두 달 만에 재등판했을 때도 전체 2위, 범여권 1위를 기록했다.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순위에서는 3위로 밀려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달 25~29일 전국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2일 발표한 결과, 황 대표는 전달보다 3.3%포인트 오른 21.2%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4%포인트 오른 14.9%로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2%포인트 내린 12.0%로, 한 계단 하락한 3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