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날' 세우며 야권 비난하더니… 與 인사파탄, 조카 마약에는 ‘함구’ 일관
  •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데일리DB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데일리DB
    ‘정계복귀설’로 떠들썩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잠잠하다. 청와대 2기 개각 인사 부실 문제와 유 이사장 조카의 마약 밀반입 사건이 불거진 후부터다. 여권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지난 1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시작한 후 우파를 향해 잔뜩 날을 세우던 모습과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1일 유시춘 현 EBS(교육방송) 이사장 장남이자 유시민 이사장의 조카인 신모씨의 대마초 밀반입 혐의가 수면위로 올랐다. 신모씨는 지난 10월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징역 3년형에 처해져 법정구속된 상태다.

    이로부터 보름이 지났지만 유 이사장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유 이사장 측 의견을 듣기 위해 4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심지어 사건 직후부터 ‘알릴레오’ 게시판에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유 이사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글도 다수 게재됐다. 그동안 우파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 의견을 피력하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크다. 

    유 이사장은 조카 구속 관련 법원에 탄원서까지 직접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의적 ‘묵인’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기 것은 은폐”

    이에 대해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기 것은 감추고 은폐하는 좌파정부 특유의 내로남불이자 후안안무치의 결정판”이라면서 “유시민 이사장과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청와대도 당사자로부터 사실을 전해 듣고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며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민 무시할레오’”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 방송 이름을 이용해 비꼰 것이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지난달 21일 “진보진영 인사들이 유 이사장의 ‘마약 조카’에는 어떻게 반응할까”라며 “과거 김무성 대표 ‘마약 사위’ 건으로 이런저런 얘기하던 분들이 이번에는 어떤 논리를 펼칠까 궁금하다. 상식적으로 사위보다 조카가 더 가깝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김무성 사위 마약 사건 땐 조롱하더니...

    실제로 유 이사장은 과거 2015년 김무성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혐의가 적발되자 “마약 복용은 차고도 남는 이혼 사유다. 매우 흐뭇하게 이 사건을 보고 있다”며 “김 대표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고 조소했다.

    최근 도마에 오른 청와대 2기 개각 인사 부실 검증 문제 및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설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조국 수석은 이번 개각 인사 부실 검증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8일 ‘알릴레오’에 출연,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이 ‘국정 홍보 방송’ 아니냐는 지적이 크다. “야권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면 즉각 날을 세우면서 자신과 여권을 둘러싼 논란에는 침묵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유 이사장이 ‘정치 절연’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비판이 가중된다.

    일각에서는 유 이사장의 ‘번외 정치’ 약발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방송을 통해 촌철살인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자기 편’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게 어떻게 촌철살인일 수가 있나”라며 “자신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권후보 선호도 조사 3위로 밀려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하듯 유 이사장은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순위에서도 밀리는 형국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퉜다. 유 이사장이 정계복귀설을 일축하며 지난 1월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후 약 두 달 만에 재등판했을 때도 전체 2위, 범여권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순위에서는 3위로 밀려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달 25~29일 전국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2일 발표한 결과, 황 대표는 전달보다 3.3%포인트 오른 21.2%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4%포인트 오른 14.9%로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2%포인트 내린 12.0%로, 한 계단 하락한 3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