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진영 시국 토론 "美 전술핵 재배치도 거론… 한국 핵 추진 땐 국제고립" 우려도
  • ▲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태우 대표.ⓒ박성원 기자
    ▲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태우 대표.ⓒ박성원 기자
    대한민국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유사시 언제든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핵무장 잠재력'을 보유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11개 자유진영 시민단체와 자유민주포럼 공동 주최로 열린 제3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 자리에서다.

    ‘대한민국 생존과 안보를 위한 핵균형 및 첨단 재래식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핵무장 잠재력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억제력을 갖게 할 것”이라며 미국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한국·일본·남아공 등이 '핵무장 잠재력' 국가群

    ‘핵무장 잠재력’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서 금지하는 핵을 직접 보유하고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으로 핵을 재처리하는 기술을 사용해 마음만 먹으면 독자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서는 ‘핵무장 잠재력’ 국가군(群)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꼽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태우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와 박휘락 국민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 원장·유용원 조선일보 기자·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센터장·손용우 선진통일건국연합 대표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태우 대표는 북한과의 핵균형이 무너진 변화한 현실을 인정하고 핵무장 잠재력을 갖출 것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북한은 이미 하노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핵포기 의사가 없음이 명확히 드러냈다”며 “우리가 맞대응 할 것은 스스로 핵을 언제든 개발할 수 있는 핵무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래 전술핵배치와 독자적 핵무장을 위해 (핵무장 잠재력은) 수반돼야 할 조치”라며 ▲재래전력핵억제 ▲핵무장 잠재력 극대화 ▲핵우산 강화 ▲미 전술핵 재반입 ▲자위적 핵무장 등을 순차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핵무장 잠재력을 갖추는 일은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지 않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러한 논의 자체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억제력을 갖게 할 것”이라고 했다.

    “北 핵포기 안해… 핵개발 가능토록 준비해야”

    공동 발제를 맡은 박휘락 교수는 핵무장 잠재력을 보유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북한 핵무력을 억제하는 다른 방법은 언제든지 김씨 로얄 패밀리와 주석궁을 사살할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적으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하면 자신들도 멸망한다는 것을 알게 해야 상대의 무력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핵 사용 징후가 있다면 과감히 결단해 선제타격(예방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용원 기자도 “(핵무장 잠재력 보유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며 벙커버스터와 같은 북한 핵무력을 억제할 수 있는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北 핵무력 억제할 수 있는 무기 도입해야”
  • ▲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박성원 기자
    ▲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박성원 기자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독자적 핵무장을 주장했다. 전 전 원장은 “6·25 이후 최대 안보위기”라며 “이런 비극의 시작은 비핵화외교가 불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보유했으니 비핵화가 아니라 핵을 폐기해야한다는 각오로 국가시스템을 개조하고 정치권에서 독자적 핵보유를 공론화 해야 한다”며 핵무장을 공론화 할 것을 촉구했다.

    손용우 선진통일건국연합 대표도 “동북아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이 모두 핵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 또한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닌) 방식으로 핵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핵무장을 각오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독자적 핵무장 주장, 동의하지만 현실성 떨어져

    하지만 김태우 대표는 ‘독자적 핵무장’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 근거로 ▲미국이 핵 반확산정책을 변경하지 않은 점 ▲국론분열이 심각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점 ▲경제제재와 외교 고립을 피하기 어려운 점 ▲중국과 러시아의 압박 ▲한미동맹이 파탄에 이를 수도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독자적으로 핵을 갖는 것을 바라지만 국제사회가 이를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이뤄내 국가 위상을 제고하면 언젠가는 독자적 핵무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센터장은 “이번 미·북회담 결렬은 전적으로 북한 탓”이라며 “우리도 핵무장 잠재력을 갖춰야 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자유민주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사회는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