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사이서 우왕좌왕하는 대통령 안쓰러워… 담대하게 국익 취하는 지도자 필요
  • ▲ 고려는 거란과 송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국익을 취득해냈다. 한반도라는 지리적 위치를 지혜롭게 이용한 고려, 그 역사가 그립다.
    ▲ 고려는 거란과 송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국익을 취득해냈다. 한반도라는 지리적 위치를 지혜롭게 이용한 고려, 그 역사가 그립다.
    지난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미북정상회담, 진전은 없었다. 두 정상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숙소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북 사이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현재 미북 관계에서 대한민국의 위치와 영향력은 어떠한가. 미국이 역할을 부여하면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북한이 평화의 손길을 건네면 “옳다구나!”라며 각종 평화 행사를 개최한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공격적인 태세를 보이면 낮은 자세로 달래기 바쁘다.

    중재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눈칫밥 먹는 중재자’이다. 매우 부정적이다. 미북의 움직임에 맞춰주느라 정신없는 모습이 안쓰럽다. 현 국제관계를 이용해 국익을 얻어낼 생각은 못하는가. 미북 사이에서 수동적인 대응만 하는 건 누구라도 하겠다. 국민을 위해 최저임금만 상승시키다 국고 바닥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민 세금 받는 자리에 있으면 일이나 제대로 하길 바란다.

    과거 우리는 외교전에 강한 나라였다. 국제관계를 이용해 국익을 취할 줄 알았다. 그 위대한 역사에서 한반도 영토가 탄생했다. 고려 시대로 가보자. 10~11세기 당시 동아시아 국제정세는 미묘했다. 거란은 송나라를 공격하려 했으나, 송나라-고려-여진이 연대했고 거란은 홀로 고립된 형국.

    거란이 송과 전쟁할 때 고려-여진이 공격해오면, 거란은 세 방향에서 싸워야 한다. 때문에 송나라 침략에 앞서 993년, 거란의 대군이 고려를 침공한다. 이때 고려의 외교 천재, 서희가 나선다.

    위대한 외교, 위대한 담판의 시대가 있었다
    국제정세에 매우 밝았던 서희는 거란의 목적과 취약점을 정확하게 꿰뚫어 위대한 담판을 해낸다. 압록강 주변 영토를 넘겨주면, 여진족을 몰아내고 거란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협상. 거란의 진짜 목표는 송나라였다. 전쟁 없이 고려와 외교 관계를 틀 수 있다니, 당연히 흡족했다. 서희는 이를 지혜롭게 이용한 것이다. 고려는 전란을 피하는 동시에 압록강 주변의 새로운 영토까지 획득했다. 극적인 반전이다. 이로써 한반도 영토가 확장됐다. 그 한반도 이북을 차지한 북한과 태평양 너머 미국 사이에서, 간신히 방어만 하는 대한민국. 극적으로 한심스럽다.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문제에서 외국은 손 떼라고 외치는 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가 또 있다. 송나라를 제압한 거란은 본격적으로 고려를 넘본다. 그러나 고려는 철저하게 대비했고, 거란과의 전쟁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다. 해마다 거란에 수십만 필의 비단과 은을 바친 송나라와는 달리, 당당히 평화를 쟁취해낸다.
     
    자주적이고 싶은가? 국제관계를 이용하라!
    주변국에 영향 받지 않는 독자적인 대한민국을 원한다면 힘을 길러라! 대한민국을 호시탐탐 노리는 북한을 혼자 해결하지도 못하기에 국제사회가 나서서 해결 중이다. 이런 상황에 “다 물러가라!”고 외치는 건 어리석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자주적이고 싶은가? 답은 간단하다. 고려처럼 관계를 이용하는 동시에 힘을 길러 당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된다.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평화 협정을 맺고, 눈에 뻔히 보이는 방어만 할 때 돌아오는 건 눈칫밥뿐이다. 

    거란이 동아시아를 일방적으로 제패하지 못했고, 송나라가 유력하지도 않은 상태. 고려로 인해 동아시아에 세력 균형과 평화의 시기가 찾아온다. 송나라를 대국으로 여기던 고려의 태도는 당연히 달라진다. 송나라로서 거란에 대승한 고려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고려는 필요에 따라 송나라 또는 거란과 교류하는,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위상을 누린다. 

    수 뻔히 보이는 文정부의 수동 외교
    무조건 전쟁하자는 말이 아니다. 국제정세를 이용해 영토까지 차지한 서희처럼 국제관계를 이용하려는 시도라도 해보길 바란다. 문재인 정부의 수가 뻔히 보이는 수동적인 모습이 너무 답답하다. 북한 눈치 보며 얻은 평화에 만족하는 수준이라니. 내가 북한이라도 코리아를 패싱하겠다. 고려가 쟁취한 한반도를 이어받은 후손으로서 진실로 부끄럽다. 

    거란의 대군이 침략한 상황에서도 고려는 이득을 얻어냈다. 문재인 정부는 눈칫밥으로 얻은 중재 역할을 자랑스러워하기 전에 국제 흐름부터 파악하길 바란다. 말 한마디에 벌벌 떠는 형국이라니, 부끄럽다.
      
    거란과 송나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한 한반도가 언제부터 겁쟁이의 땅이 되었는가. 국민은 주변국에 수그려 간신히 평화를 유지하는 지도자가 아닌, 때론 평화를 뒤엎더라도 담대하게 국익을 취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그게 우리의 역사였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국제사회에 좀 보여줘라! 만약 두렵다면 지도자 자리에서 내려와도 된다. 두렵다는데 어쩌겠는가. 애초에 지도자의 자질이 없었을 뿐이다.

    <필자소개> 
    성채린 (1995년생)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거룩한 대한민국 네트워크 회원
    (사) 대한민국 통일건국회 청년단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