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정진석 등 현장 방문 "물에도 이념 있나?… 농업·관광업에 치명타"
  • ▲ 4일 오후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 위치한 공주보를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진석(우) 정용기(좌) 한국당 의원.ⓒ
    ▲ 4일 오후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 위치한 공주보를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진석(우) 정용기(좌) 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이 4대강 보 해체 저지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진석 '4대강 보 해체 저지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은 4일 공주보가 있는 충남 공주시를 방문해 "두 번째 방문 때는 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성토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공주시 우성면 평목리에 위치한 공주보관리사무소를 찾아 "공주보 해체는 농업용수, 우리 농민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라며 "이렇게까지 보문제를 적폐, 이념의 문제로 접근해야 되는지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주시 민주당 소속 의원도 이 부분에 반대하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며 "더 많은 예산을 들여서 이 공주보를 해체하고 그 이후에 관리를 해야 하니 국민 세금은 어디다 갖다 쓰는 것인지, 이 강은 누구의 것인지 묻고 싶다. 이 강은 공공재다. 우리 모두의 것이고, 특히 이곳 주민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 직격탄 공주시, 한국당 "생명의 문제" 

    한국당은 환경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과 관련해 "국가시설 파괴범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영산강의 5개 보 중 3개를 철거하고 2개는 상시개방한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한 것이다.

    그러나 그 중 특히 공주보의 경우 지역주민들의 농업용수 보급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농사는 어떻게 지으란 말이냐"는 거센 비판이 지역주민들 중심으로 가장 먼저 흘러나왔다.

    이를 두고 정진석 4대강 보 해체 저지 특위위원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역 4선을 했고 4대강 전후를 누구보다 잘 안다. 물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주민, 특히 농민들이 죽고 사는 문제가 달렸다. 내 평생에 이런 정권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공주보 인근 마을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보 해체 반대' 농성을 연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종교계까지 합세했다. 정 위원장은 "보가 해체되면 농업뿐 아니라 관광업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란은 하나 더 있다. 총 16개의 보 중 11개 보가 한강-낙동강 인근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강-영산강에 위치한 공주보 등이 해체 첫 타깃이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박재현 4대강 조사위원은 이와 관련해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강-낙동강은 지역주민 반발이 많았다"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에 정 위원장을 포함해 충청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정책을 이념으로 결정한 것도 문제지만, 제일 만만한 게 충청도라서 그랬다는 것이 더 황당하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특위 위원장 역시 "만만하니까 건드리나. 이는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은 바 있다.

    나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파괴저지특위 위원들은 이날 공주보 방문에 이어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조명래 환경부장관과 면담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공주보 방문을 계기로 환경부 최종결정이 어긋나지 않게 당 차원에서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