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홍익표 "미국이 고철 갖고 협상했겠나"… '북한 입장 대변' 논란
  •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공준표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능력의 사실상 전부라고 항변한 북한의 견해에 뜻을 같이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4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영변 핵시설이 오래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북한의 핵능력이 총화되어 있는, 총집결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영변 핵시설이 사실은 고철 수준이라는 말을 이용준 전 북핵담당대사가 했다'고 말하자 홍 수석대변인은 "고철 수준이라면 미국이 그동안 고철덩어리를 붙잡고 협상에 매달렸다는 건데, 그러면 미국과 한미 양국의 정보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회담 결렬 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이런 기회를 다시 보기 힘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변 폐기' 카드가 북한 비핵화 조치의 전부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이외 지역의 고도화된 핵능력을 문제삼아 북한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해찬 "대화 필요성 강조한 중단" 궤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미 이 같은 결과를 예견했다. 그는 지난 26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은 수십년간 운영해 지금은 꽤 노후화됐다"면서 "이미 폐쇄처분할 오래된 핵시설을 전달하고 핵과 미사일은 유지하면서 제재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북한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회담 결렬에 애써 양비론을 펼치면서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해찬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담이 결렬은 아니고, 북미 사이에 대화를 더 해야 하는(의미로) 잠시 중단된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이 회담 중단 이후에 서로 비난하는 일은 없고, 앞으로 더 대화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野 "영변 외 핵시설 알았다면 국민 사기극" 맹폭

    반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이번 미북정상회담 결렬의 원인과 책임은 핵 폐기를 끝끝내 거부한 북한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또한 영변 이외의 또 다른 핵시설이 드러난 것 보면, 그동안 이 정권의 대응이 얼마나 안일하고 무책임했는지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에게 영변 핵시설 외에 핵시설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알고 있었는데도 정상회담 전부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줄곧 이야기했던 거라면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인 것이고, 모르고 있었다면 외교무능이고 안보무능이고 외교 대참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