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 개발 프로그램 '희곡우체통' 첫 결실…인혁당 사건 소재, 3월 8~24일 공연
  • ▲ 왼쪽부터 송씨 役 이종무 배우와 송씨 아들 役 남동진 배우.ⓒ국립극단
    ▲ 왼쪽부터 송씨 役 이종무 배우와 송씨 아들 役 남동진 배우.ⓒ국립극단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2019년 첫 창작극으로 안정민 작가의 '고독한 목욕'을 오는 8일부터 24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무대에 올린다.

    '젊은극작가전'은 차세대 극작가를 소개하고, 시의성이 담긴 창작극을 발굴하여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고독한 목욕'은 2017년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윤미현 작), 2018년 '얼굴도둑' (임빛나)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2018년 3월 시작된 국립극단의 창작희곡 온라인 상시투고 제도 '희곡우체통'을 통해 발굴됐다. 지난해 낭독회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희곡우체통에 접수된 희곡 중 최초로 국립극단 정식 공연으로 제작된다.

    '고독한 목욕'은 인혁당 사건과 목욕이라는 소재를 통해 국가폭력의 거대한 장막에 덮인 개개인의 고통을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극을 이끌어가는 '송씨 아들'은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아버지를 회상하며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넘나든다.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은 1960~70년대 중앙정보부가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북한의 지령을 받는 지하조직을 결성했다'고 발표해 다수의 혁신계 인사와 언론인, 교수, 학생 등을 검거했다. 2007년과 2008년 사법부의 재심에서 관련자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극작뿐 아니라 연출, 연기 등 전방위로 활동 중인 안정민 작가는 "내가 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얼굴이 기억되지 못하는 사람과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로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제39회 서울연극제 연출상 등을 수상한 연출가 서지혜가 맡는다. 같은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남동진이 '송씨 아들' 역에 낙점됐다. 정치 공작에 의해 희생된 '송씨' 역은 국립극단 시즌단원인 이종무가 분한다.
  • ▲ 왼쪽부터 송씨 役 이종무 배우와 송씨 아들 役 남동진 배우.ⓒ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