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호 前다스 사장, MB 항소심서 깜짝 진술… 검찰 측 주장 또 뒤집혀
  • ▲ 이명박 전 대통령.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강경호 전 다스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에서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진술한 것은 추측”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 문제로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근거로 삼은 진술이 ‘추측’에 따른 것이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권영미 전 홍은프레닝 대표와 조영주 전 다스 경리직원에 이어 세 번째다.

    강 전 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의 이 전 대통령 항소심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다스 설립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다스 운영에 대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사장은 “이상은 다스 회장이 일본 업체 개발과, 특히 중국 현지법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며 이 회장이 다스 경영에 참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는 “이상은 회장이 다스 경영에 관심도 없었고, 전혀 참여하지도 않았다”는 검찰 주장에 배치되는 증언이다.

    "납품단가 낮출까봐 차등배당... 실무진이 조율”

    강 전 사장은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증거 중 하나로 지목된 '차등배당'의 이유에 대해 “그동안 배당이 없었고, 캠코가 주주로 참여한 이후 캠코와의 배당금 조율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실무에서 조율한 대로 승인했다”고 답했다.

    다스는 설립 이후 배당을 하지 않다가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가 사망한 이후인 2011년부터 배당을 실시했다. 다스는 배당 과정에서 이상은·권영미 등 기존 주주들에 비해 새롭게 지분을 취득한 기획재정부(캠코)와 청계재단에 높은 배율의 배당을 했다. 검찰은 1심에서 다스가 차등배당한 이유가 차명주주인 이상은 회장과 권영미 씨에게 배당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재판부가 “같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에게 차등배당을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재차 물어봤지만 강 전 사장은 기존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배당을 많이 할 경우 현대자동차가 다스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캠코가 높은 배당을 요구하자 다스 기존 주주들이 차선책으로 차등배당을 결정한 것”이라며 “강 전 사장의 답변은 이 같은 내용을 이야기한 것인데 캠코의 요구에 초첨을 맞추다 보니 답변이 좀 모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 강경호 전 다스 사장이 30일 증인신문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박성원 기자
    ▲ 강경호 전 다스 사장이 30일 증인신문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박성원 기자
    “MB 아들 이시형 다스 입사, 이상은이 결정”

    강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 씨의 다스 입사와 관련해서도 검찰 진술과 다른 증언을 했다. 강 전 사장은 "시형 씨의 다스 입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 이 전 대통령이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아니다. 이상은 회장”이라고 답했다. 강 전 사장은 검찰 진술에서는, 시형 씨의 다스 입사를 이상은 회장과 이 회장 아들인 이동형 씨가 반대했지만 이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입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이 해당 내용을 다시 질문했으나 강 전 사장은 “적극적 반대라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시기상의 문제였느냐”고 묻자 강 전 사장은 “맞다. 시기가 좀 맞지 않는다는 정도의 의견이었지 적극적 반대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강 전 사장은 또 시형 씨가 대주주로 있던 '에스엠'이 다스 협력회사 '다온'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다온이 도산하면 다스 생산라인이 멈추게 되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다온 대표가 다스에 인수 요청을 했는데 다스가 인수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김모 부사장과 시형 씨가 협의해 에스엠에서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동형 씨가 아산공장으로 좌천되고 시형 씨가 다스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강 전 사장은 “이동형 부사장은 개인비리 관련 감사실 보고서에 의해 인사전보된 것”이라며 “이시형이 경영 전반을 총괄한 것이 아니라 조직상 업무주관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 전 사장 “PA 컨설팅, 글로벌 성장 위한 것” 

    강 전 사장은 다스가 시형 씨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컨설팅을 의뢰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배치되는 의견을 냈다.

    강 전 사장은 다스가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퍼시픽 얼라이언스(PA; Pacific Alliance)에 컨설팅을 의뢰한 데 대해 “글로벌 회사로의 미래 성장을 위해 외국인투자 유치와 상장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검토한 것이며, 지배구조란 용어는 처음에 없었다”며 “이시형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컨설팅이 시형 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컨설팅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사장은 "다스 지배구조를 검토할 때 시형 씨가 동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해당 업무가 기획실 담당 업무였기 때문에 기획팀장인 이시형이 동석했다”고 밝히고, 이동형 부사장에게 비밀로 한 이유는 “초기 단계에 보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김인겸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2월8일과 13일에 예정됐던 공판을 연기했다. 다음 항소심 공판은 2월15일로 예정됐다. 이날 공판부터는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가 심리를 담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