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탄핵 운운하며 조직적 재판 뒤집기 시도"…나경원 "헌법질서 파괴, 자유민주 위협"
  •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민주당이 재판불복을 넘어 헌법 불복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에 청와대·집권여당이 각각 침묵·반발하고 있는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재판불복은 곧 헌법불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 '법관 탄핵'을 운운하는 등 조직적으로 재판 뒤집기 시도를 하고 있다"며 "결국 판사 개인을 공격해 적폐판사로 몰아가고 정황증거 운운하며 판결을 흔드는 것인데 이는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다. 재판 불복을 넘어서 헌법 불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지금 대선 불복의 프레임이 아니라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선관위가 대선 과정에 적절한 직무를 수행했는지, 서울경찰청장이 제대로 수사했는지 등을 따지는 것이다. '대선 불복'이라는 것은 정권차원에서의 야당 탄압이며, 한국당 의원들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일이다. 야당 탄압에 대해 적극 방어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온 국민이 대통령 입을 쳐다보고 있다. 어제 야당 국회의원들이 청와대 가서 대통령 응답을 요구했는데 공식 답변으로는 대변인이 문자 달랑 하나 보냈더라"고 탄식하며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대통령도 착잡하겠지만 적어도 본인이 드루킹 사건의 최대의 수혜자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 말씀 이 시점에 해 주셔야 대통령의 당연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 ▲ 지난 1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 지난 1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김경수 구속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민주당 "한국당, 촛불혁명 국민 뜻을 배반" 강력 반발

    앞서 31일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김경수 대선개입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태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 침묵하지말고 나서서 직접 말해달라"고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니, 탄핵 세력이 대선불복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지사 재판과 연결해 대선에 불복하는 것은 촛불혁명으로 문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 뜻을 배반하는 것"이라며 "민생 논의에 앞장서라"고 반박했다.

    이에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재판 불복 여론 몰이의 구조를 보면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맞섰다. 그는 "온라인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제2, 제3의 드루킹 잔존 세력들이 온갖 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여론 몰이를 확산시키고, 방송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확대한다. 이런 식으로 집권하더니 이번 사건 역시 재판을 통해서 진실이 드러나니 여론 조작으로 덮으려하는게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드루킹 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았던 김영우 의원은 "김경수 법정구속 사건을 보면서 당혹스러운 것은 민주당의 반응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보통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재판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라며 "그런데 어떻게 정부 여당이 시민단체 못한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지 당혹스럽다"고 했다. 그는 "170쪽 분량의 성창호 판사 판결문을 읽어보라"면서 "판결문 요지만 봐도 김경수가 드루킹과 얼마나 오랜 세월 엮였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고 강조했다.


  • ▲ 1일 자유한국당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1일 자유한국당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방송사 편파보도 절망 수준

    방송 모니터링 결과 편향성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태 과방위 간사는 "YTN·연합뉴스 등이 여당 지향적 편파방송을 하고 있다. 드루킹 발표 후 민주당 입장을 두둔하는 작금의 방송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최근 방송사 보도태도가 절망 수준이다. 먼저 '손혜원 게이트'와 관련, 지난 16일 KBS와 MBC는 쏟아지는 의혹에 대한 규명보다는 변명 내용의 보도만 마지못해 내보낸 바 있다. 공중파 메인뉴스를 비교해보아도, SBS가 의혹 보도를 6건 내보낸 반면, KBS와 MBC는 각각 1건과 2건의 '변명' 보도를 냈다. 얼마나 참담했으면 KBS 공영노조가 '부끄럽다'며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였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설 연휴에도 방송 모니터링단을 가동하고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