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사 기자와 데스크, 反이슬람 논조로 인한 피해 두려워 해
  • ▲ 모로코에서 배낭여행 중 현지인들에게 윤간 당한 뒤 참수 살해당한 여성들의 생전 모습. ⓒ연합-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로코에서 배낭여행 중 현지인들에게 윤간 당한 뒤 참수 살해당한 여성들의 생전 모습. ⓒ연합-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북유럽과 북아프리카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사건이 있다.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모로코’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피살된 희생자들의 시신이 잔혹하게 훼손되고, 살해 당시를 찍은 스마트폰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언론들은 이에 대한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왜 일까.

    사건의 시작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이었다. 모로코 남서부의 외딴 산악지역 ‘임릴’에서 트래킹을 하던 프랑스 여행객이 여성들의 시신을 발견, 현지 경찰에 신고한다. 시신이 발견된 ‘임릴’ 일대는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 ‘투브칼’을 오르는 길목 가운데 하나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길이었다.

    현지 경찰이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24살의 덴마크 여성 ‘루이자 베스터가 예스페르센(Louisa Vesterager Jespersen)과 28살의 노르웨이 여성 ‘마렌 율랜드(Maren Ueland)’였다. 배낭여행객이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정부는 당국자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모로코 경찰은 이슬람 테러조직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현지 경찰은 18일 ‘임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마라케쉬에서 용의자 1명을 검거한다. 20일에는 라시드 아파티, 와쟈드 유네스, 에후드 압데사마드 등 3명의 용의자를 추가 검거했다. 이들은 마라케쉬에서 다른 관광지 아가디르로 가는 버스를 타려다 붙잡혔다. 현지에 급파된 덴마크 정보국 PET 관계자도 “이슬람 테러조직을 추종하는 자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에는 이 정도까지만 보도된 상태다. 그러나 세계 주요 언론이 일주일 가까이 이 사건을 계속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서다. 피해자들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인 17일 밤부터 잔혹한 장면을 모아서 보여주는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는 동영상 하나가 돌기 시작했다.

    1분 50초가 채 안 되는 동영상은 휴대전화로 야간에 촬영한 듯했다. 영상이 시작되자 속옷만 입은 한 백인 여성이 두 손을 뒤로 한 채 엎드려 있다. 아랍어로 혼잣말을 하던 한 남성이 손에 든 마체테(정글에서 풀숲 등을 헤칠 때 쓰는, 날이 두꺼운 칼)을 보여준다. 그리고 곧 여성의 목덜미를 칼로 자른다. 여성은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비명을 지르지만, 옆에 있던 다른 남성이 이를 제압한다.

    1분 50초 남짓 ‘참수 동영상’ 급속 확산

  • ▲ 범인들이 온라인과 SNS에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참수 동영상'의 한 장면. ⓒ히든롤 닷컴 화면캡쳐.
    ▲ 범인들이 온라인과 SNS에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참수 동영상'의 한 장면. ⓒ히든롤 닷컴 화면캡쳐.

    여성의 비명은 곧 잠잠해진다. 두 손과 몸이 꿈틀거리다 축 늘어진다. 여성을 붙잡고 있던 남성은 여성을 돌려 눕힌다. 이미 숨진 상태였다. 칼을 든 남성은 다시 여성의 머리를 발로 짓밟은 뒤 계속 시신을 훼손한다. 휴대전화의 위치가 피해 여성의 머리맡으로 바뀐다. 칼을 든 남성은 ‘참수’를 끝낸 뒤 여성의 머리를 몸 위에 던져놓고 자기네끼리 낄낄 댄다.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남성은 ‘참수’ 당한 피해여성을 지나쳐 몇 미터 떨어진 다른 텐트로 간다. 거기에는 이미 ‘참수’를 당한 다른 여성의 머리가 있었다. 일행은 이 여성의 머리를 땅바닥에 내던진다. 영상은 여기서 끝이 난다. 영상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피해 여성들을 조롱하며 비난과 저주를 해대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저 X들은 페미니스트"라며 "죽어도 싸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어떤 이는 피해 여성의 페이스북에서 찾았다며 “난민을 미워하지 말자더니 잘 됐다”며 비웃었다.

    그러나 사실 피해 여성들은 페미니스트도 아니었고 PC주의자도 아니었다고 한다. 그저 자기 나라에서 교육받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했을 뿐이었다. 피해자 가운데 노르웨이 여성 '마렌 율랜드'는 병역 복무까지 마쳤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뒤 '참수 동영상'은 일부 포르노 사이트와 고어 사이트에만 남고 모두 삭제됐다.

    20일 이후 현지 경찰이 아닌 모로코와 덴마크, 노르웨이 정보기관 등을 통해 범인들이 피해 여성들에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보도되기 시작했다. 피해 여성들은 여러 명에게 윤간을 당한 뒤였다고 한다. 서방 언론들은 “범인들이 왜 살해했는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테러조직 ISIS를 추종하는 자들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스페인 트럭 테러·독일 쾰른 성폭행에도 등장한 모로코 과격 무슬림

  • ▲ 모로코 현지 경찰이 검거한, 북유럽 여성 참수살해 용의자 3명. ⓒ연합 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로코 현지 경찰이 검거한, 북유럽 여성 참수살해 용의자 3명. ⓒ연합 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현재 세계 각국 언론들은 용의자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전하고 있다. 용의자 가족들은 “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우리 아들이 테러조직 같은 과격무장단체들에게 세뇌를 당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가족은 “그는 독실한 이슬람 신자로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용의자 가족들의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ISIS와 같은 테러조직들이 추종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행동”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ISIS와 같이 세속화를 거부하고 이교도를 증오하는 무슬림 과격분자들은 여성끼리 여행을 다니는 것은 남성을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행동이며, 이들이 텐트 안에서 옷을 벗고 자는 것은 사실 음란행위로 간주한다는 설명이었다. 이교도 여성들이 이렇게 먼저 무슬림 남성을 유혹을 해놓고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저항하는 것은 이슬람을 무시하는 행위로 간주해 참수 살해했다는 설명이었다. ISIS와 같은 테러조직들은 이슬람 율법 꾸란, 하디스, 샤리아, 파트와를 이런 식으로 제 멋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설명도 덧붙었다.

    테러조직 ISIS 가담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라이자 지난 20년 사이 유럽 각국에서 테러를 일으킨 범인들 가운데 모로코 출신이 많다. 2017년 8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트럭으로 행인들을 살해하는 테러를 저지른 모로코인 형제가 단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덴마크·노르웨이 정부, 모로코 현지 경찰이 “테러조직 소행”이라고 특정하는 이유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경도된 북유럽 정치권과 언론, 자신들의 실체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모로코 정부의 합작품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한국 사회에서 '권위있는 매체'로 알려진 미국과 유럽의 좌파 언론들은 북유럽 여성들이 모로코 무슬림에게 참수당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목에 자상(刺傷, 흉기에 찔린 상처)을 입었다"는 식으로 보도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 언론들의 경우 모로코에서 발생한 사건인데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한편 한국 네티즌들은 모로코에서 일어난 덴마크·노르웨이 여성 참수 사건을 직접 검색해서 본 뒤 "왜 우리나라 언론은 보도를 하지 않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어떤 네티즌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모로코 고위층을 만나고 있어서"라거나 "모로코 출신 난민들로 인한 문제를 숨기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모로코 참수 사건이 국내에서 거의 보도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언론계 자체의 문제다. 한국 언론계가 전반적으로 PC주의에 함몰돼 있는 점, 해외 좌파 매체들의 '권위'만 믿고 "극소수 모로코 테러분자들의 일을 굳이 크게 보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무슬림 과격분자에 대한 비판보도로 불이익을 받는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