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자문단 모아놓고 "이번 정상회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 완전 종식에 집중"
  •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지금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또는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 전쟁의 위협 등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원로자문단과 오찬을 하면서 "저는 이제 남북관계에 있어 특별히 새로운 선언이 필요한 단계는 넘어섰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번 4·27 공동성명과 또 그 이전에 있었던 남북 간의 합의들을 이제 내실 있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본격적인 남북관계 발전은 국제제재가 풀려야만 가능할 것이고, 또 북한의 비핵화가 완성되어야만 가능할 테지만 그 이전에라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를 위한 북미관계 대화도 요즘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지만 저는 그것 역시 기대 이상으로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마주 앉아 회담을 하고, 합의사항을 내놓았다. 그것이 불과 석 달 전 이야기"라고 했다.

    ◆ "북, 미래 핵능력 포기했다고 할 수 있어"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회담을 통해 북한 김정은과 처음 만난 뒤, 지난 5월 26일 깜짝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이후 판문점 선언에서 명기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태다. 비록 이번 주 초 열기로 한 실무회담에 북한이 응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대북관계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또 그것을 위해서 여러 가지 실천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 핵이나 미사일, 도발, 추가 실험을 일체 하지 않겠다라고 약속을 했고, 실제로 작년 11월 이후에는 일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핵실험을 할 수 있는 핵실험장을 폐기했고, 또 미사일 엔진 시험장도 폐기했다"며 "그런 조치에 대해서 우리 한·미 양국도, 또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그런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으로 화답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말하자면 북한은 앞으로 핵과 미사일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더 고도화해 나가는 그런 능력을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표현하자면 미래 핵은 북한이 폐기하는 그런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북한이 더 한 걸음 나아가야 할 일은 미래 핵뿐만 아니라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 프로그램 이런 것들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북한이 추가적인 조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되겠다라고 하는 것이 지금 북미 간의 교착의 원인인 것 같다"고도 짚었다.

    나아가 "저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비록 실무적인 회담은 부진한 면이 있지만, 북미 양 정상이 끊임없이 친서를 보내며 서로 간에 신뢰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다만 서로 상대에게 먼저 선이행하라 이런 요구를 가지고 지금 서로 막혀있는 것이어서 저는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핵화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게끔 하는 것이 우리가 가운데에서 해야 될 역할 중의 하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 문 대통령, 북의 현재까지 조치를 '핵동결'로 인식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까지 북한의 조치를 '핵동결'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간 '핵동결'을 대화의 입구, '핵폐기'를 대화의 출구로 제시해왔다. 핵 동결은 현재 개발 중인 북핵 무기 개량의 중단을, 핵폐기는 현재 보유한 무기의 폐기를 의미한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8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전용기가 이륙한 뒤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핵 동결로부터 출발해 완전한 핵 폐기의 길로 걸어간다면, 우리는 국제 사회와 함께 북한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며 "기왕에 만들어져 있던 모든 핵물질과 핵무기들을 다 폐기하는 단계에 간다면 한국과 미국이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대로 현재까지 북한의 조치를 '핵동결'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북한은 그에 대해서 미국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취한 조치는 하나하나가 다 불가역적인 조치인데, 우리 (한미)군사훈련의 중단은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그런 것 아니냐"고 언급했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에서는 지난 7월부터 꾸준히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비밀스럽게 우라늄 농축과 ICBM을 제작하고 있다는'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7월 2일 뉴욕타임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 보도하면서 "북한의 핵 은폐시설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미국 중앙정보국 관리들은 북한이 비밀리에 운영해온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를 신고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지시각으로 같은달 13일에도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이 "평양 인근에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인했다"며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를 재차 보도했다.

    ICBM의 경우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첩보기관이 확보한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평양 외곽 산음동에서 ICBM 제작 위성사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