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전국 유일' 배재大 이승만 동상 철거 결의... 시민들 '우남 동상 지키기' 운동 전개
  • ▲ 배재대학교 내에 위치한 우남 이승만 동상.ⓒ연합뉴스
    ▲ 배재대학교 내에 위치한 우남 이승만 동상.ⓒ연합뉴스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이승만 건국대통령 동상이 남아있는 배재대학교에서 동상 철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인하대학교와 경인여대에 있던 이승만 동상은 각각 1983년, 2017년에 철거됐다. 

    '우남 동상 지키기 자유민주 시민본부 발족 준비위'(이하 우남동상지키기 준비위)는 12일 오후 성명을 내고 "대전시의회가 우남 이승만의 동상을 철회하고 학교 건물 이름까지 바꿔야한다고 나서고 있다. 이 곳이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사회인가"라고 규탄, "전국에 단 하나 남아있는 국부 동상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대전시의회가 제239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반민족·반헌법행위자 단죄 및 국립현충원 묘소 이장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는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14명 시의원들이 발의했다.

    대전시의회 '국립현충원 묘지 이장 및 이승만 동상 철거' 결의

    지난 8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광영 대전시의원이 대표발의한 '반민족·반헌법행위자 단죄 및 국립현충원 묘소 이장 촉구 결의안'에서는 서울 및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63명의 묘소를 이장하고, 배재대학교 내에 있는 이승만 동상을 철거하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또 학교 내 '우남관' 등 건물 이름도 바꿀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부끄러운 과거사를 청산하는 작업의 일부"라는 주장인데 대전시의회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했던 친일인명사전을 참고해 63명의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남동상지키기준비위'는 "역사는 해석 평가의 대상이지, 당대인들의 구체적 징벌 대상이 아니다"며 "역사에 대한 징벌작업은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괴뢰집단이나 하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민족문제연구소'라는 민간단체의 인명록을 인용하고 국립현충원 묘지 이장을 언급하는 등의 내용을 대전시의원들이 결의했다는 것은 더욱 해괴한 일"이라며 "오늘날 문명 세계가 진정 청산하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21세기 최후의 노예국가인 북한 수령체제"라고 대전시의회를 질타했다.

  • ▲ 이승만 건국대통령.ⓒ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승만 건국대통령.ⓒ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전국 교정 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승만 동상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배재대학교 내에 있는 우남 이승만 동상은 1987년 2월 배재대 졸업 동문들이 기증해 세워졌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항쟁이 발생하며 재학생들은 '독재자의 동상'이라며 동상을 철거했다. 학교 측은 3년 뒤 1990년동상을 재건립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동상을 훼손하자, 1997년 자진 철거했다. 이후 대학총동창회·총학생회 등이 주도해 2008년 6월 우남관 앞에 다시 동상이 세워졌다.

    수그러들었던 동상 철거 시도가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해다. 정권 교체 후 시작된 '적폐 청산'의 일종으로 인해 이승만·박정희 동상 존폐 논란이 전국적으로 불거졌다.

    특히 올해 4월부터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대전세종충청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대전YMCA·배재대학교민주동문회·충청평화나비네트워크 등 일부 단체들은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이라는 단체를 공동 결성해 배재대 측에 동상 철거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오는 있으나, 배재학당 졸업생으로서 상징성이 있어 철거는 쉽지 않다. 신중히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현존하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 중 교정에 세워진 동상은 배재대학교가 유일하다. 인천에 위치한 경인여대는 2016년 교정에 이승만 동상을 세웠으나, 일부 단체들의 반발로 지난해 8월 동상을 철거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설립한 인하대학교에도 동상이 있었으나 1983년 10월 민주화운동 당시 철거됐다.

    대학 이외에 동상이 설치된 곳은 우남 이승만 박사가 거주했던 이화장, 제헌의회를 상징하는 국회 로텐더홀, 서울 남산에 위치한 한국자유총연맹 본부 앞 등 3곳이다. 2011년 부산 부민동에 세워졌던 이승만 동상은 정체불명의 페인트 테러를 당한 뒤 철거됐다.

    '우남동상지키기준비위'는 "대전시의회가 '이승만동상철거공동행동'과 연계해 역사청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 하나 남은 배재대 우남 이승만 동상을 지킬 것"이라며 "친일파 등의 선동적 낙인찍기로 국부 이승만을 역사에서 지우려는 청산론자들이야말로 수령전체주의와 함께 청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유엔감시 하에 치러진 5.10 자유민주선거와 7.17 헌법제정, 8.15 정부수립으로 건국된 '자유인의 공화국'이다. 이는 이승만을 비롯한 창립자 세대로부터 번영과 자유민주적 발전을 일궈 온 모든 세대, 미래의 후손 세대까지 모두 각자 자기 몫이 확실한 불가침의 공동의 유산이라는 뜻이다. 특정 세력과 정권이 '민주화' 혹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도 '변경시킬 수 없는 헌법적 가치'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번영의 역사를 청산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 의도가 무엇인지 자명한 것 아닌가"

    '우남 동상 지키기 자유민주 시민본부 발족준비위'에는 1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선본(이런선한교육문화운동본부) 대전본부, 바른가정세우기시민연합, 공교육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공학연), 차세대세우기학부모연합(차학연) 대전지부, 리버티아카데미, 대전태극시민연합,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 바른군인권연구소, 자유국민봉사단, 한국교회진리사랑연합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