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트렌드로 살펴본 김병준 체제, 존재감 이전보다 낮아져…야권 시선 차기전대 향하나
  •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원조친노' 김병준 체제가 출범한지 50여 일이 다 됨에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 때와 비교했을 때 논란거리가 많지 않은 '조용한 비대위'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때문에 향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김병준 체제의 자유한국당에 대한 관심도가 홍준표 전 대표 체제 때에 못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지역 및 기간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지점 대비 검색 관심도 추이를 꺾은 선 그래프 방식으로 표현한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관심도는 비대위원장 내정 소식이 알려진 지난 7월 16일과 17일, 이후 8월 3일을 제외하면 줄곧 홍준표 전 대표 때보다 적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 물러났으나 최근 SNS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20% 전후에 머물고, 이로 인해 지방선거에서 대패하자 당내에서 혁신과 개혁의 목소리가 불거지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로도 국민들의 관심을 자유한국당에 돌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지난 1년 간 '민주당'과 '한국당'을 키워드로 검색한 구글트렌드 수치를 보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김병준 체제 이후 한국당에 대한 관심도는 원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7년 9월과 12월 각각 한국당이 민주당보다 잠시 앞선 것으로 집계 된 것과도 비교된다.

  • ▲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난 12개월 간 관심도 추이. 7월 이후 양당의 관심도 격차가 벌어지는 경향이 눈에 띈다. ⓒ구글 트렌드 화면 캡처
    ▲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난 12개월 간 관심도 추이. 7월 이후 양당의 관심도 격차가 벌어지는 경향이 눈에 띈다. ⓒ구글 트렌드 화면 캡처
    이같은 결과는 김병준 대표 체제가 '조용한 비대위'인 때문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전 대표는 평소 '홍카콜라'로 불릴 정도로 강경한 발언을 많이 했다. 비록 비판을 받을지언정 홍 전 대표는 다른 야당의 주장이 주목을 받지 못할 정도로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았다. 반면 김병준 위원장 체제는 '국가주의' 논란 이후 잠잠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더 이상 아젠다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홍 전 대표가 지난 8월 29일 자유한국당을 가리켜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 데 급급해 허우적대다 보면 이길 수 없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월 30일 김 위원장은 "(당의 개혁 문제는) 조급증을 낼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지금 큰 싸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1일에는 당 홈페이지를 통해 '진짜 필요한 혁신, 인적 청산이 다는 아니다'라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9월 중으로 소득주도성장과 경쟁할 새로운 국가성장모델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병준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지면서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는 인물들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는 홍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 활동을 두고 '정치활동 재개의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2일 SNS에 "내가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것은 언론에 한 줄 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공유하고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SNS는)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내 뜻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길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다른 다양한 방법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 ▲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 2개월 간 관심도 추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내정 소식이 나온 7월 중순이 포함됐음에도 평균 관심도에서 홍 대표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 트렌드 화면 캡처
    ▲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 2개월 간 관심도 추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내정 소식이 나온 7월 중순이 포함됐음에도 평균 관심도에서 홍 대표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 트렌드 화면 캡처
    다음 주자는 김무성 전 대표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8월 27일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는 주제의 세미나를 여는 등 우파 아젠다를 제시하겠다고 나섰다. 김무선 전 대표는 "공화주의는 국정의 독주를 막고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잘 반영함으로써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우리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제가 할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오는 나경원 의원, 원외에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복당파인 주호영 의원 등도 차기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김태호 전 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경남지사 선거에서 개표 때 김경수 경남지사를 한 때 앞서가는 저력을 보였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유한국당이 완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그동안 청년들과 만났던 일을 정리해 책을 펴냈다. 오는 9월 7일에는 수필집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 7월 12일 '청년 우파'를 세우겠다는 박결 '자유의 새벽'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는 등 다양한 계층의 청년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가 정치활동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