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탁금지법의 여파로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6년 만에 줄었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영호)가 회원사 등 총 38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 우리나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4.1%(82억6900만 원) 감소한 1943억1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감소한 건 6년만이다. 지원 규모 뿐 아니라 지원 건수도 2016년 대비 3.3% 감소한 1415건이다. 다만 지원 기업의 수가 533개사로 2016년 대비 7.2% 늘었다. 이는 기업들의 소액 지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형별로 상황을 살펴보면 문화예술단체의 공연, 전시를 지원하는 후원·협찬· 파트너십 등에 투입된 금액은 373억 원으로 2016년 대비 18.8% 줄었다. 2016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선물 상한액 5만원을 초과하는 공연초대, 티켓 구매를 조건으로 한 협찬 활동 등이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미술관과 콘서트홀 등 기업 출연 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인프라 지원 금액 역시 2016년 대비 5.8%가 감소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2016년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 이후 기업들의 기부금 집행에 대한 내부 기준을 강화하고, 기부금을 축소한 탓이다.
  • 조선업과 철강 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조선 및 중공업 산업군의 지원 규모가 46억9200만 원 감소한 것도 2017년 예술지원 금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지원금액은 전년 대비 5.8%가 줄어든 인프라 지원액이 1116억6300만 원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미술∙전시(177억6700만 원)와 클래식(177억5900백만) 분야는 각각 2.9%, 7.2% 소폭 증가해 눈길을 끈다.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전체적인 기업 예술지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112억2600만 원으로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비주류·다원 예술과 문학 분야는 전년 대비 지원 규모가 각각 18.6%, 44.6%로 늘었다. 반면 국악·전통예술, 연극, 뮤지컬, 영상·미디어, 무용에 대한 지원은 2016년에 이어 감소했다.

  • 지원 주체별 현황을 보면 기업부문에서는 홍대, 춘천, 논산 등에서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는 KT&G가 1위를 기록했으며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중공업이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078억3500만원(55.5%)이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은 삼성문화재단, 롯데문화재단, LG연암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두산연강재단 1~5위 순이었다. 기업들이 출연한 재단의 지원 총액은 864억7600만 원으로 전체 문화예술 지원금액의 44.5%를 차지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많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이 지닌 사회적 중요도를 고려해 융통성 있는 법 해석 및 적용을 통한 합리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메세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