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실장 투신... "양예원 처벌" 靑국민청원 등장

'카톡 공개' '정씨 투신' 이후 양씨 동정론 사라져... "성범죄 수사 방식에 문제" 지적도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11 11:59:28
3년 전 유튜버 양예원을 상대로 비공개 노출 사진을 찍는 '출사 모임'을 주관했던 정OO(42)씨가 지난 9일 한강에 투신한 이후 "양예원을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민원이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양예원이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금 상태로 5차례 '나체 사진'이 찍혔다"고 주장할 때까지만 해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나 포털사이트 댓글란 등에는 해당 스튜디오 실장과 촬영 가담자들을 엄벌해달라는 글이 다수를 이뤘었다. 특히 유튜브 영상에서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아픈 기억을 토로하는 양예원의 모습에 "남 일 같지가 않다"며 깊은 공감과 동정을 표시하는 누리꾼들이 상당했다.

그런데 지난 5월 25일 양예원과 스튜디오 실장 정씨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록이 공개되면서 양예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강압적으로 사진을 찍었다는 양예원의 종전 주장에 어폐가 있다"며 "'모든 촬영은 양예원과 합의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정씨의 말에 더 신뢰가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성으로 추정되는 어떤 이들은 "여성에게 '피해자' 프레임을 씌우고 남성을 '가해자'로 묵시하는 분위기가 이번 양예원 사태에서도 감지되고 있다"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의 '선한 취지'가 변질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싸늘해진 누리꾼들의 시선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도 감지됐다. 스튜디오 실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과 거의 비등한 숫자로 '양예원을 수사해달라'는 격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

이들은 "'돈이 필요하다'며 '촬영 일정을 잡아달라'고 먼저 촬영을 요구했던 양예원이 거꾸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펼치는 모습에 신물이 난다"며 "정씨를 폭력범죄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강제추행·협박 혐의로 고소한 양예원을 무고죄(誣告罪)로 처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고죄 처벌 수위 높여야" 여론 급등


단순히 양예원 개인에 대한 처벌로 그칠 게 아니라 '특별법'을 만들어 허위 고소로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응징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지금 이 시간에도 철저히 여성편향적이고 일방적인 성폭력특례법으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채 홀로 증거자료를 찾아 다니는 남성들이 부지기수"라며 "미투를 그저 돈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무고죄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에는 마감일(6월 24일) 기준으로 24만여명의 누리꾼들이 "무고죄 처벌 강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죄없는 남성이 고소 당하면 억울하게 유죄판결이 날 경우 5~10년의 실형을 선고받지만, 무고죄로 고소당한 여성은 그저 집행유예가 나올 뿐입니다. 무고죄는 인격살인이며, 가정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남성이 무죄를 받는다고 해도 주위의 매도와 싸늘한 시선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민사 상으로는 허위 고소로 인한 피해 전액을 배상하도록, 형사 상으로는 무고죄의 형량을 살인죄·강간죄의 수준으로 증가시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양예원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더욱 급격히 늘어났다. 어떤 이들은 "허위 사실 유포와 여론의 압박감에 못이겨 무고한 사람이 죽었다"며 이른바 '양예원 특검'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했고, 또 어떤 이들은 "범죄자라고 확정되기도 전에 특정인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재판 전 영장 심사와 영장에 관련된 언론 보도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양예원 개인에게 문제를 제기하는데 머물지 말고, '성범죄 수사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우리 수사당국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해놓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를 철저히 나쁜놈을 만드는 방식으로 수사와 판결을 합니다. 벌써 여러명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죽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자살원인이 된 미투운동의 당사자가 '살인자'라고 말할수는 없습니다.가해자를 죽인 이들은 바로 '언론'과 '수사기관'입니다. 법이 진실을 밝히려 하기 보다, 누군가가 피해자라고 결론을 지어놓고 거기에 끼워맞춰 만들어진 진실을 강요하는 관행이 문제입니다."

반면 "비공개를 전제로 찍었던 나체 사진이 불법 유출되면서 한 여성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게 사건의 본질인데, 촬영 경위만을 문제 삼는 가해자 측의 주장에 휘말려 도리어 피해자가 욕을 먹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며 "양예원을 가해자로 모는 집단적인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찰 조사 과정 중에 양예원씨의 범죄 피해 사실이 이미 상당부분 드러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오히려 가해자로 모는 집단적인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스튜디오가 실제로 범죄 사실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고, 양예원씨가 피해자라는 입장 발표도 했습니다만, 누구하나 자신의 과오를 사죄하는 댓글을 적어 내려가는 범죄자들이 없습니다. 이 불공평한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양예원 사건의 가해자들을 더욱 철저하게 처벌하고 2차 가해자들도 그에 못지않은 처벌을 하는 것으로 질서를 되찾아야 합니다."

"정씨 시신 발견되면 사건 종결"

지난 5월 유튜버 양예원이 "정씨가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노출 촬영을 강요받고, 해당 사진들이 유출되는 피해까지 입었다"고 호소하면서 불거진 '양예원 비공개 촬영 사건'은 비슷한 피해를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6명으로 늘어나면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스튜디오 실장 정씨를 수차례 소환해 강제추행이나 강요 등의 혐의 여부를 캐물었으나, 정씨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근거로 "성추행이나 촬영 강요 행위는 없었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후 양예원을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한 정씨는 지난 9일 6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돌연 북한강에 투신해 소재가 묘연해진 상황이다.

경찰은 정씨의 시신이 발견되면 해당 혐의를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사진 = 양예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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