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이산가족 상봉 꺼리는 이유

RFA “남한 출신성분 드러나면 '적대계급'으로 간주… 평생 불이익 받으며 따돌림 당해”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11 16:46:40
▲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북 간의 협의에 따라 8월 15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0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보다 상봉 이후 당국과 주변 사람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을 걱정한다는 이야기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광복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는 하나 그 이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될 만한 사람 대부분이 고령자로 생전에 가족과 다시 만난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질 것이지만, 누구도 감히 남한에 있는 가족과 만나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북한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할 경우에는 고향이 남한이거나 6.25전쟁 때 인민군을 따라 온 의용군 출신으로 밝혀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출신 성분’ 때문에 북한 최하위 계층, 즉 ‘적대 계급’으로 간주돼 북한 당국으로부터 평생을 억압받고 살았다고 한다.

 ‘적대 계급’으로 간주돼 평생 억압받아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 또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관련해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동신문’에 실린 판문점 선언문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알았다며 “함경남도 당 위원회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몇 명이 선정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당에서 추진하는 공식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꺼리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70년 넘게 떨어져 살았던 가족을 한 번 만난다고 해서 북한에서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오히려 이산가족 상봉에 참석했다가 남한과의 연계점이 있음이 공식적으로 드러나면 가족 전체가 주변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이산가족으로 알려질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온갖 중상과 비방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남한의 가족과 상봉했던 한 가족의 어린 손자는 학교에서 ‘남조선 괴뢰의 친척’이라고 놀림 받고 아이들이 던진 돌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까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산가족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