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정은 면담 불발… 빈손으로 평양 떠나
  •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북한 김영철과 최선희. 사진은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것. ⓒ뉴시스 DB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북한 김영철과 최선희. 사진은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것. ⓒ뉴시스 DB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 일정을 마쳤으나 북한 김정은과의 면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비핵화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가는 성의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측이 불쾌감을 표출했다.

    지난 7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와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남에 대해 "첫 조미고위급회담에서 나타난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측은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과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할 건설적인 방도들을 제기했다"며 "그러나 미국 측은 싱가포르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세 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 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구축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며 "미국 측이 회담에서 끝까지 고집한 문제들은 과거 이전 행정부들이 고집하다가 대화 과정을 다 말아먹고 불신과 전쟁 위험만을 증폭시킨 암적 존재"라고도 했다.

    트럼프 친서도 김영철 통해 전달

    이같은 북한 측의 발언은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을 앞두고 기대감을 피력한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일에는 "북한 지도자와 그의 팀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평양에서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도 "매우 생산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김정은을 직접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핵문제 논의에 대한 진전이 사실상 없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영철을 통해 대신 전달해야 했다.

    특히 북한이 이날 단계적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측이 제시했을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같은 담화에서 종전선언 하루빨리 발표할 것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측은 북한 김정은과의 면담 일정은 원래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북한이 조만간 ICBM 미사일 관련 엔진실험장을 폐쇄하기로 결정, 후속 실무회담이 예정돼 있고 오는 12일에는 미군 유해송환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8일 열리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에 관심이 집중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쿄에서 강경화 장관·고노다로 일본 외무대신과 만나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선언을 차질없이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베를린 구상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더 땀 흘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