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서울신문 강연… "트럼프, 평창올림픽 계기로 '남북대화 계속하라' 문 대통령에 전화"
  •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사진은 지난 5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 : 남북정상회담의 결과 분석과 남·북·미 관계의 모색'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 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사진은 지난 5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 : 남북정상회담의 결과 분석과 남·북·미 관계의 모색'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 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 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대해 군사력을 실제로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7일 밝혔다.

    문 특보는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제19회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문 특보는 이날  "미국은 시리아처럼 북한의 주요 핵과 군사 시설을 선별 타격하면 북한이 손들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펜타곤은 이에 대한 군사 공격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주요 시설을 선별적으로 타격하는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전략'이 실제로 검토됐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대북 군사력 사용 가능성이 높아지던 때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평창올림픽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가겠다"고 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한 간 대화를 축복해 줄 테니 계속하라"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또한 "한국 특사단이 美北 정상회담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부시, 오바마의 대북 정책은 참모들 얘기만 들어서 실패했다. 나는 내 길로 간다'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미국이 애초에는 볼튼 보좌관이 주장했던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을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 리비아 모델이 아닌 일명 '트럼프식 모델'로 변화하였고, 북핵 문제의 일괄타결을 주장대신 시간을 두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3대 세습을 포함한 사회주의 체제 인정,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의 포기와 불가침 조약 체결, 그리고 경제 제재 완화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대접 받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12일의 美北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에서 300명 이상의 전문가들 중 80% 정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조사 대상의 80%가 트럼프를 지지하며 싱가포르 회담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이 불가능한 인물이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하는 것처럼 회담을 진행하다가 판이 깨져 우리가 북핵폐기 부담 비용을 떠안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문 특보는 중국의 역할에도 주목하였다. 그는 "만약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합의를 깨면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미국의 제재는 효과가 없다"며 "중국이 제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이 국면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북한 체제보장을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을 수 있는데, 북한의 체제보장을 담보할 수 있는 건 중국"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