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30도 넘나들던 7일 오후 찾아간 '서울로 7017' 공원콘크리트 바닥 48도까지... 서울시 여름대책에 시민들 '글쎄'
  • ▲ 7일 오후 2시경 '서울로 7017'에서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모습.ⓒ뉴데일리 임혜진
    ▲ 7일 오후 2시경 '서울로 7017'에서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모습.ⓒ뉴데일리 임혜진

    이동식 그늘막 추가, 양산 대여, 쿨팬·매트 설치…. 

    ‘땡볕 더위’에 대한 무방비로 빈축을 사온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로 7017'과 관련, 서울시가 7일부터 ‘여름종합대책’을 가동했다. 이동식 그늘막 15개가 추가로 설치되고, 인공안개비 시설 '쿨팬(다중 물 분사 시스템)'도 2대에서 4대로 확충된다. 고가공원 위 식음료 판매시설 3곳은 음료를 마시지 않아도 쉬어갈 수 있는 '쿨카페'로 운영된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늘막과 쿨팬 정도로 고가 위 살인적인 더위를 막을 수 있을까?”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넘나들었던 7일 오후 2시 ‘서울로 7017’을 찾았다. 그늘막 설치가 한창이다. 급격히 더워진 날씨를 피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걷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회현에서 만리동 방향으로 700m 가량을 직접 걸어보니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살갗이 뜨겁다. 서울로 곳곳에 설치된 나무 의자에는 엉덩이를 갖다 대기 힘들 정도다. 의자 표면에 온도계를 대봤다. 섭씨 47도다. 

    콘크리트 바닥은 어떨까. 온도계를 콘크리트 표면에 갖다댔다. 복사열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다. 섭씨 48도를 웃돈다. 길 양측 난간 주위는 37도를 넘나든다. 서울시가 설치해놓은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위로부터 내려 쬐는 햇빛을 겨우 피할 수 있을 뿐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열로 인해 천막 안은 이미 한증막이다.

  • ▲ 7일 오후 2시경 서울로 7017에 설치된 콘크리트 의자 표면 온도가 47도를 웃돌고 있다.ⓒ뉴데일리 임혜진
    ▲ 7일 오후 2시경 서울로 7017에 설치된 콘크리트 의자 표면 온도가 47도를 웃돌고 있다.ⓒ뉴데일리 임혜진

    아직 초여름 날씨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맹렬한 더위가 시작되는 7~8월에는 더위로 인한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 어렵다. 두꺼운 천막이 대기 순환을 차단해 한여름에는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후암동에 거주한다는 한 60대 여성은 “서울로가 지난해 개장한 후 종종 산책을 하러 올라오는데 5월 정도까지만 산책할만하다”고 했다. 여성은 “날이 더워지면 너무 뜨거워 양산이 필수”라고 했다.  

    폭염으로 인한 불편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개장한 후 폭염이 기승을 부릴 7~8월에는 더위로 인해 대다수의 시민이 해가 지고 난 후에야 서울로를 찾는다는 분석도 있었다. 

    서울시가 내놓은 ‘서울로 7017 여름 대책’ 중에는 무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마련했다는 공연도 있다. 7~8월에 야간에 버스킹 공연을 집중적으로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오는 30일에는 '여름밤 댄스파티'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고가 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이벤트성 대책으로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불편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해 만든 서울로 7017은 벌써 개장 1년을 맞아 방문객 1천만명을 돌파했다. 준공된 지 47년이 지난 고가도로에 600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보수 및 보강을 했지만 부실한 마감처리 등으로 인한 안전문제도 여전하다. 실제로 보행로 곳곳에서는 콘크리트 균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균열을 보수한 흔적은 흉물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래 콘크리트는 균열이 가는 물성으로 바닥판 표면에만 균열이 간 것이라 구조적 안전 문제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름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고가 위의 '한증막 상황'과 관련 "더위 대책 문제는 지속적으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