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훈수....”경제 및 노동정책, 오히려 퇴보”
  •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31일 서울 중구 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한상균 전 위원장 석방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좌),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31일 서울 중구 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한상균 전 위원장 석방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좌),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우).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2015년 11월 서울 도심을 폐허로 만든 폭력시위 '1차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부의 노동 및 경제 정책 전반에 훈수를 뒀다. 그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 “문재인 정부는 공약으로 친 노동정책, 재벌 개혁을 외쳤지만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는 측면이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를 자처하기는 쉬워도 촛불정부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실천의 결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 정부의 말과 행동이 달라질 경우, 민심이 냉정해지는 것은 먼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일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다면, 언제든 민심이 등을 돌릴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1차 민중총궐기 등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 지난 21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이날 간담회는 올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과 한 전 위원장이 나란히 앉은 채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온 국가를 망하게 할 수 있었던 적폐의 한 가운데서 싸워온 한 전 위원장과 언론 노동자들이 담백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은 한 전 위원장은 "이런 자리가 얼추 3년만이니 낯설다. 출소한 지 10일 정도 지났는데, 예상치 못한 가석방이어서 아직 어리둥절한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가 뭉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동지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의 덕담은 여기서 끝났다. 그는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우선 그는 “노동자의 봄은 여전히 멀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노동 존중 약속은 여전히 공허하기만 하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현 정부의 대북 평화정책은 높이 평가하지만 경제 및 노동정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양 갈래로 구분하는 것이 온당하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및 한반도 평화 통일 정책은 높이 평가하지만 불평등 문제 해결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폭력시위 등을 주도한 혐의로 복역 중인 이영주 전 민노총 사무총장,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을 '양심수'라 칭하며,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과 사면복권도 요구했다. 그는 “이들을 사면하지 않으면 촛불정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위원장은 앞으로 활동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未)조직 노동자, 배제된 노동자들이 포괄적으로 민주노총 깃발 아래 연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당장 구체적인 현장 활동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전직 위원장인 그에게 지도위원 직책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