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재판, "다스는 형님 회사인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 거듭 혐의 부인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77)은 23일 열린 첫 재판에서 "다스는 형님 회사인데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허허 웃으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내가 오늘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아네... 나도 모르는..."

    '대선 조작 사건 수사 축소 논란'으로 이미 국민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검찰이다. 만약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경우 검찰은 '좌파 전위대(左派 前衛隊)'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꼿꼿한 모습이었다.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도 10분여 동안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이어갔다.

    특히 "30년 간 가족들 사이에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그 어떤 다툼도 없었는데 국가가 개입하는 게 온당한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소송비 대납 혐의와 관련해서는 "이건희 회장의 사면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모욕이고 충격적이며,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정치적 위험이 있었지만 사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또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기억력을 문제 삼으면서 "이건희가 왔다면 모르지만 이학수를 대통령 방에 데리고 온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억지로 나를 엮고 싶어서 만나지도 못한 이학수 전 부회장을 만났다는 것인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위해 삼성이 뇌물을 건넨 것이라면 청탁자와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났어야 하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민주화 세대 간 끝없는 갈등과 분열을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법부의 공정성을 기대한다"고 했다.

    재판이 끝난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방청석에 있는 가족, 지인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이날 재판 방청석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 딸인 주연, 승연, 수연씨가 자리했다. 이들은 일반 방청객들처럼 재판 시작 전부터 줄을 서고 법정에 들어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시형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측근 중에는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김효재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등이 법정을 찾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종료되자 변호인들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건강 상태를 물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개를 저으며 "좋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 도중 "30~40분마다 한 번씩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다"며 재판부에 휴정을 요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정을 나가면서 "내가 오늘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아네, 나도 모르는…"이라며 이재오 상임고문에게 쓴웃음을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측 증거에 동의한 만큼 향후 재판은 증인신문 없이 서류 조사로만 진행될 예정이다. 남은 재판도 치열한 법리다툼이 예상된다. 다음 재판은 28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