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주통일해보자, 김경수는 무죄" 외친 괴한에 피습

친문 정치테러 정황 여실…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정당정치의 위기"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5.06 13:55:51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5일 오후 피습당한 김성태 원내대표의 용태를 살피고 여의도성모병원을 나서다가, 병문안을 온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마주치자 굳은 표정으로 외면하고 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본청 계단에서 친문 성향 정치테러로 의심되는 피습을 당했다. ⓒ뉴시스 사진DB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경내에서 괴한에 피습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괴한은 피습 당시 "한반도 자주통일 해보자, 김경수는 무죄"라는 말을 외치는 등 친문(친문재인)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백주대낮에 국회 경내에서 자행된 친문 정치테러가 향후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원에 의한 대선 불법여론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게이트' 특검을 요구하며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김모(31)씨로부터 피습당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국회 경내로 진입해 농성장을 찾아 '연양갱'을 전달하며 조롱하려 했으나 한국당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이후 화장실에 가기 위해 몸을 일으켜 국회본청으로 향하던 김성태 원내대표를 급습했다.

무방비 상태에서 턱을 가격당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본청 앞 돌계단 위로 쓰러지며 머리 등을 부딪혔다. 김 씨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공격한 뒤 한국당 관계자들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한반도 자주통일을 해보자는데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이 그렇게 어렵냐"며 "김경수 의원은 무죄"라고 소리쳤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피습 직후 구급차를 통해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지만, 피습당할 당시 가격당한 턱과 목 부위의 통증 뿐만 아니라 돌계단 위로 넘어지면서 머리 등을 부딪혀 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기력이 쇠약해져 수액 투여를 받아야 함에도, 단식 중임을 고려해 의료진의 권유를 완강히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습 직후 현장에서 한국당 관계자에 의해 제압된 범인 김 씨는 여의도 지구대에 인계된 뒤,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돼 신원확인 등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도 친문 성향 정권 지지층들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 농성이 시작되자, 장난전화를 걸어 농성장으로 피자와 치킨 등을 배달시키는 등 조롱과 모욕을 그치지 않아왔다. 다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조롱과 모욕을 넘어, 백주대낮에 국회 경내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에게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를 통해 위해를 가했다는 점에서 헌정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피습당함에 따라 이날 오후 5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교섭단체대표 간의 회동은 자동 취소됐다. 민주당 우원식,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노회찬 원내대표는 회동 대신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아 김성태 원내대표를 위문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아 김성태 원내대표의 용태를 살폈다. 홍준표 대표는 병원을 나서면서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다만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회 안에서 단식 투쟁 중인 야당 원내대표도 테러를 당하는 세상이 됐다"며 "드루킹 사건을 은폐하는데 정권 보위 세력이 총동원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긴급성명을 통해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야당에 대한 테러"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정치적 소신의 위기, 정당 정치의 위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김성태 원내대표가 백주대낮에 국회에서 테러를 당한 것은 결코 우발적 범행이나 단독 범행이 아닐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정치테러의 배후와 정치적 음모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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