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예술단의 '봄이 온다' 공연? 우리에겐 언제 봄이오나…"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남북정상회담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돼야"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02 16:05:41
▲ 지난 2016년 7월 납북자가족모임과 국군포로가족회 회원들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변에게 북한지역에서 불법하게 감금 당하고 있는 가족에 대한 인신보호구제에 대한 청구를 위임하고자 한다"고 밝히는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천륜(天倫)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돼"

지난 1일 진행된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 여론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면에 숨은 남북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따가운 비판이 일고 있다. 4월 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됐지만 해묵은 난제인 '6.25전쟁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 문제' 해결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라는 지적이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대표는 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평양 예술단의 기조가 '봄이 온다'더라. 필요한 사람들한테만 봄이 오는 건가. 납북자 가족들한테는 언제 봄이 오나"라고 호소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2000년 2월 납북자의 조속환 송환과 가족들의 인권보장을 촉구하며 결성된 단체다. 이들은 현재까지 납북자 8명, 국군포로 12명을 구출했다.

최 대표는 "당시 김대중 정부가 안움직이니까 제가 그때부터 국군포로랑 납북자를 구해오기 시작했다"며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하는 등 굉장히 많은 시련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최성룡 대표의 아버지 최원모씨는 1967년 6월 연평도 앞바다에서 조업 중 납북됐다. 최 씨는 6.25 당시 켈로부대 대원으로 서해 도서지역을 오가며 유격전을 펼쳐 북한군을 사살하고 중공군을 포로로 잡는 등 전공을 세웠다. 그의 어머니 김애란씨도 켈로부대원 출신이다.

최 대표는 "아버지가 잡혀간 지 50년이 지났다"며 "우리 가족 납북자 중에는 학생도 있다. 평양에 눈 뜨고 살아있는 것으로 안다. 저는 피해자 입장에서 진실을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제일 바라는 것은 생사확인"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확실히 협상을 지어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보살핀다는 (대통령의) 말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 측에 거절당했으나) 2007년 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급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우리가 생사확인이라도 할 수 있도록 납북자 전수조사를 북한에 요청해달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에는 또다른 납북자가족 단체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25 납북자 문제를 다뤄 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북한을 향해 "언제까지 6.25전시납북사건을 은폐해 민족 앞에 죄를 더할 것이며 국제법에 따른 책임을 회피할 것인가"라고 규탄,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무엇이 두렵고 겁나서 북한에 공식의제 요청도 못하나"고 반문했다.

앞서 22일에도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과 6.25국군포로가족회 등 30여개 북한 인권단체 대표가 6가지 의제를 담은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내용은 ▲국군 포로 생사 확인 및 송환 ▲전후 납북자 생사 확인 및 송환 ▲이산가족 자유 왕래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와 탈북민 등 우리 국민 6명 석방 ▲정치범 수용소 해체 ▲강제 송환된 탈북민 처벌 중지 등이다.

청원을 접수한 청와대는 "보름 뒤 답을 준다"고 약속한 상황이지만, 실제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이러한 문제는 아직까지 언급된 바 없다.

이는 지난달 17일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남북정상회담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를 거론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사뭇 대조되는 모양새다.

또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후 사망한 자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야기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시로 강조하며 북한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웜비어씨의 아버지와 함께 평창 개막식에 참석했다.
 
최근 미군 기밀문서를 통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950년 10월 납북 공무원 2,000여명이 평남 대동군에서 집단 학살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는 국군과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전세를 역전시켜 북으로 진격하던 시기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학살은 10월 8일~9일 이틀 간에 걸쳐 자행됐고, 북한군은 시신을 쉽게 매장하기 위해 대형 구덩이 서너개를 미리 파두고 그 안에 포로를 세워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에는 현재에도 500여명의 국군포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문 정부를 향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미명으로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온몸을 바친 국군포로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우리 국민을 위하는 것이 먼저다. 생사파악, 송환요구, 학살 만행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요구, 그것이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이미일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끌려가 소식을 모르는 납북자가 10만 명에 가까운데, 납북자 가족들은 국가로부터 한 푼 배상도 받지 못하고 68년을 보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께 호소한다"고 의제 설정을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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