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 판매' 쇼핑몰에 깜짝…"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까지"

DJ 남북정상회담 당시 인공기 내걸던 한총련 2명 구속…대검찰청 "인공기 게양은 국보법 위반" 명시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06 07:42:38
▲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를 판매하는 일부 온라인 업체들.ⓒ인터넷 화면 캡처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북한 인공기를 판매하다 중단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저녁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상에 이제 하다하다 국내에서 주적 국기인 인공기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북한 인공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포털 쇼핑 사이트에서 '인공기 판매' 키워드를 넣어 검색해보니 실제 일부 업체가 북한 인공기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규격은 150×90cm 대형사이즈였다. 가격은 1장당 1만 5,000원 정도였다.

업체에 문의한 결과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간혹 찾는 이들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관련 사실이 퍼져나간 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쇼핑몰은 인공기를 판매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현재 포털 사이트에서 '북한 혹은 인공기'를 검색하면 '찾을 수 없는 결과'라는 메시지가 뜬다.

국내에서 인공기를 내걸거나 경기장에 반입하는 행위는 '국가보안법 7조 고무찬양죄 위반'의 소지가 있어 사실상 금지되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으나 정부와 유관기관들은 인공기 게양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세워 논란을 종식시켰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북한 선수단이 방한한 2014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앞 도로에 북한 인공기가 게양되자 시민단체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정부는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모든 참가국 국기를 경기장과 선수촌에만 걸도록 허용했다.

당시 대검찰청은 통일부, 국정원, 경찰청 등 유관기관 회의를 통해 "우리 국민의 인공기 소지 및 사용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한다"고 밝혔다. 응원 목적으로 인공기를 소지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DJ 정권이었던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적단체인 한총련이 전국 36개 대학에서 총 43회에 걸쳐 인공기를 게양했다가 적발돼 2명이 구속된 전례도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인공기 판매 및 구매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국가보안법상 반(反)국가단체기 때문에 반국가단체의 상징물인 인공기 역시 이적 표현물"이라며 "게양은 물론 인공기를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도 국보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 원장은 "다만 올림픽 행사장 안에서 인공기를 드는 것은 예외적으로 인정이 되지만, 행사장이 아닌 곳에서 인공기를 제작해 배포하는 행위는 실정법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역시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적국에 이토록 관대해졌느냐"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라가 언제 적화될 지 모르니 미리 사둬야 한다"는 괴담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올림픽 분위기에 편승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장사를 시도하는 업체의 양심을 꼬집는 비판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법이 문제가 아니라 어찌 대한민국 땅에서 인공기를 돈주고 거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가. 이런 인간들은 단순히 장사치들로 생각하기 어렵다. 제정신들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도대체 현행법이 어떻기에 북한 인공기 유통이 가능하단 말이야? 나라 돌아가는 꼴이 한심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 시민사회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과 북한 악단의 방한 소식이 연일 언론에 쏟아지며 인공기도 노출이 많이 되고 있는데, 아무리 올림픽이라도 대한민국에 헌법과 실정법이 존재하는 한 인공기 판매와 게양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북한 인공기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기'를 줄인 말이다. 북한에서 '남홍색공화국기'로도 불리는 인공기는 반공주의 정신이 강했던 1980년대까지 한국에서 '북괴기'로 불리기도 했다.

북한은 해방 후 우리와 같은 태극기를 사용했지만 1948년부터 소련이 제작한 인공기를 국기로 사용해오고 있다. 인공기는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위한 투쟁 혁명 정신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적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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