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관련 논란에 유감표명…"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중요"
  •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입장을 사전에 헤아리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 마무리 발언에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무원들에게 과거에 해왔던 방식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의 일처리를 주문하면서 이 말을 꺼냈다. "다수가 찬성해도 반대하는 소수가 강경하면 어렵다"며 "소수라고 무시하지 않고 사전에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 부처 내부와 관련 부처, 이해관계자 그룹, 기업이든, 노조든, 지역주민이든, 꼼꼼하게 입장을 챙겨주시기 바란다"며 "반대하는 분들과 사전 협의를 해주고, 설득하거나 보완책을 마련하고 추진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평창 올림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밀어붙여 논란이 있었다. 정부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에 대해 여성 아이스하키팀을 맡고 있는 새라 머리 감독은 "만약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게 될 경우 내게 북한 선수들을 꼭 기용하라는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발했다.

    여기에는 이낙연 총리가 지난 16일 "여자 아이스하키가 메달권에 있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가 사과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 결과,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북한 선수 3명을 출전시키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아이스하키팀 선수중 최대 4명이 출전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 뛰었던 이민지 선수는 자신의 SNS에 "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느냐"라며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냐"고 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