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새해를 맞으며 '인분'이 금값?
     
    이철무 기자   /뉴포커스 
     
    겨울이 되면 북한 주민들은 '전투 준비'에 들어 선다.
    추위와도 맞서야 하고, 식량 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 삶이 전투다.
    그 중 가장 힘든 것이 '인분 전투'다.

    북한 정권은 농사를 '천하지 대본'이라고 선전하며,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첫 자리를 차지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비료 하나도 제대로 해결 못한다. 그에 따른 고통은 주민들의 몫이다.

    탈북민 자정호 씨는 "겨울이 오면 가장 큰 고민이 인분 과업 수행이다. 한사람 당 1톤이라는 인분을 당기관이나 행정기관에 바쳐야 한다. 만약 그 과업을 수행 못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평가되어 처벌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1, 2월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인분을 놓고 벌이는 전쟁의 계절이다"라고 증언했다.

  • 이어 자씨는 "인분이 등급으로 나뉘어 평가되는데 여기서 1등급은 타 물질이 섞이지 않은 인분이고, 2등급은 짐승들의 배설물과 사람배설물이 혼합된 것. 3등급은 사람 배설물에 양을 맞추기 위하여 흙을 넣고 혼합한 것이다. 사람이 잘 먹어야 배설물도 잘나오는 법인데 북한 주민들은 새처럼 먹고 소처럼 배설물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자 씨는 "단독 주택에서 사는 주민의 경우 위생실(화장실)에 보안 장치를 해놓고 타인으로부터 인분 습격을 막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이 교대로 경비를 서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탈북민 이철 씨는 "북한은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겨울에 '퇴비생산'에 참여해야 한다. 과제 양은 직장마다 혹은 대상마다 다르다. 100% 인분으로 바치면 질과 양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저마다 인분에 광분한다. 심지어 돈으로 인분을 사고 파는 인분 장사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인분 장사꾼들은 인분을 직접 현장에서 받는 간부들을 매수하여 인분을 확보한다. 후에 주민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되팔아 넘긴다. 친구들과 직장 동료 사이에서도 인분을 사고 파는 모습을 엿 볼 수 있는데 서로 가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젊은 청년들 같은 경우 무리를 지어 공공 기관의 퇴비창고를 습격하여 돈으로 바꾸거나 자신들의 개별 인분 과제를 수행 한다. 이런 사례가 꼬리를 물자 북한 정권은 '퇴비 생산(인분)은 곧 낟알 생산이다'라고 하면서 무장 성원들로 보안을 강화했다.

    이씨는 "북한 전체 주민들은 농사를 위해 새해 정초부터 고생을 한다. 그럼에도 정작 가을이 되면 낟알 구경 하나 못하고 허기진 배에 공기만 채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