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촛불시위에 "한없이 부끄러워.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죄송"
  •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은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 반성의 뜻을 밝히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신감, 분노, 수치심, 위기감이 그 함성에 응어리졌다. 한없이 부끄러웠다"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도덕적 신뢰가 무너져 행정부 마비가 예상된다"면서 "국회가 위기 정국 수습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조속한 국정 정상화를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전날 촛불집회에 대해 "위대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처절하게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야당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국정을 정상화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광화문 시위에는 경찰 추산 26만 명, 주최측 추산 100만 명이 모였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와 비박계는 사태 수습을 놓고 여전한 이견을 보였다. 비박계는 친박계 지도부의 사퇴와 당 해체를 목소리를 쏟아냈다.

    하태경 의원은 "청와대와 공범인 새누리당도 탄핵당했음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는 깃발을 내리고 자진 해산의 길을 가야 한다"며 당 해체를 주장했다.

    대권 주자인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분명히 답해야 한다"며 "즉시 대통령은 2선 후퇴하고 이정현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5선 중진 의원인 원유철 의원은 "민심이 천심이다. 겸허하게 촛불로 드러난 성난 국민의 목소리를 받들겠다"면서도 "지금 우리(새누리당)가 한가롭게 친박-비박 나워 '네탓 공방'을 할 때가 아니다"고 비박계를 겨냥했다.

    원 의원은 나아가 "서청원·김무성 등 당 내 5선 이상 중진의원과 4선 의원 중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최경환 등이 참여하는 비상중진 9인 협의체 구성을 다시 한번 긴급 제안한다"며 계파를 넘어선 당 내 화합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날 집회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주류는 이날 오후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사퇴를 거부하는 '이정현 체제'를 불신임하고, '임시지도체제' 구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새누리당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