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하야 외치는 것, 최순실 행태나 다름 없어"
  • ⓒtv조선 화면 캡처
    ▲ ⓒtv조선 화면 캡처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기사로 연일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중동은 당연히 [국회는 대통령을 탄핵하라]라고 사설을 써야 한다.

    또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1월 7일 기자회견문에서 주장했듯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적 가치(대한민국의 근본 원칙과 뼈대)를 훼손했다”면, 김무성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탄핵을 발의하는 것이다.

    국민의 당 안철수 의원은 일찌감치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탄핵을 발의해야 한다.

    지금 언론은 일사불란하다.
    온갖 비판기사를  쏟아내면서도 국회를 향해 “탄핵해라!”라고 주장하는 언론은 단 한군데도 없다.
    마치 누구에 의해선가 코디되고 있는 느낌마저 준다.

    시위대 역시 일사분란하다.
    광화문에서 [하야-퇴진]을 주장할 뿐,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무수한 단체 중에 여의도 국회 앞에 가서 “탄핵하라!”라고 외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하태경 의원 같은 김무성류 국회의원들 역시 [하야]만을 주장할 뿐, 탄핵을 발의하지 않고 있다.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 연합뉴스.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 연합뉴스.


    시위대는 그렇다쳐도 언론과 국회의원의 무책임은 문제가 심각하다. 
    이중에 제일 한심한 게 국회의원이다.
    대통령이 엄청난 범죄를 범했다면, 마땅히 [탄핵]이라는 헌법 절치를 발의해야 할 [헌법기관]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그런데 언론의 선동과 시위대의 함성 속에 몸을 숨긴 채 [익명의 존재]로 부화뇌동만 하고 있다.

    우선 언론의 선동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부터 살펴 보자.
    지난 11월 5일 서울에서 시위가 있던 날, <조선일보>는 하루종일 <TV조선>을 통해 집회규모를 키우는 보도를 하는데 열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낮부터 아예 [나가자 싸우자!]라는 기사를 걸어 놓기까지 했다. 
    광우뻥 때 것으로 보이는 야간 촛불 사진을 걸어 놓고 <조선일보>는 이렇게 썼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라

    가면은 쪼개지고 진실이 보이리

    자연의 이치란 그런 것이다

    싸움을 두려워 말라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자유민주주의 만세

    필자 주 :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나가자 싸우자]가 된다.
    이게 <1등신문 조선일보>의 품격과 수준인가?
    <오마이뉴스>도  이처럼 유치한 선동을  하지는 않는다..


  • ⓒ조선일보 페이스북
    ▲ ⓒ조선일보 페이스북


    <조선일보>가 이 지경이 되자, <한국경제신문>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은 11월 3일 복거일의 [하야] 칼럼을 한면 전체를 털어서 게재하고, 같은 날 <정규재TV> 총 26분 중 20분 넘게 복거일 칼럼을 빨았다.
    시위가 있었던 11월 5일 밤 <한국경제신문>은 "내가 찍어준 한표 돌려받으러 왔다"라는 선정적 제목 아래, [시민  20만명 운집]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광화문 일대 바닥면적이 3만 제곱 미터를 넘지 못 한다.
    20만이 모이려면 제곱미터 당 7명이다.
    한마디로, 책상 하나가 1.6 제곱미터쯤 되니까, 책상 하나만한 면적에 11명이 올라서야 한다.
    만약 이렇게 모였다면, 밟혀 죽거나 혹은 호흡곤란으로 죽은 사람이 나왔어야 한다.


  • ⓒ한국경제 홈페이지
    ▲ ⓒ한국경제 홈페이지


    조중동 등 메이저 언론, 시위대, 야권, 김무성류가 스스로 인식하든 못 하든 이들의 움직임에는 일사분란한 전략적 원칙이 존재한다.
    그 전략은 이렇다.

    “최대 목표는 하야이고, 최소 목표는 김무성류가 새누리 당권을 장악하는 것이다.
    탄핵은 절대로 입밖에도 꺼내면 안 된다.
    시스템이 마비되어야 한다”



    탄핵과 하야는 천지차이다


    하야는 국가급변사태다.
    그래서 불과 60일만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도록 돼 있다.
    광화문에 4만이 모이고 조중동이 울부짖으면, 국가급변사태인가?
    광화문에 20만이 모이고 조중동이 악악거리면, 국가 급변사태인가?

  • 11월5일 서울 광화문 집회 현장 ⓒ 조선일보 화면 캡처
    ▲ 11월5일 서울 광화문 집회 현장 ⓒ 조선일보 화면 캡처

    박대통령의 엄청난 [범죄]를 파헤치거나 조사하려면, 국회는 특별검사를 임명하거나 탄핵 발의를 하면 된다.
    그런데 그건 안 하고 뭐 하고 있는데?

    탄핵은 차분한 절차다.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탄핵하면 된다.
    그 이후 헌법 재판소에 의한 가-부 결정이 있다.
    그 동안은 국무총리에 의한 국정운영이 진행된다.
    헌재가 [탄핵]을 결정하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고, 헌재가 [아니다]라고 결정하면 대통령이 임기를 채운다.

    이번에 박대통령이 하야한다고?
    대통령 옷 벗기는 것을 구호와 주장으로해선  안된다.

    대통령은 그룹사 전문경영인이 아니다.
    마음대로 사표 쓰고 그만 두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 집단적 결정에 의해 만들어진, 국민의 대표자이다.

    누구 맘대로 그만두나?
    그만 두는 데도 [격]이  있어야 한다.
    만에 하나 박근혜 대통령이 제 맘대로 그만 둔다면, 국민에게 정말 싸가지 없는 짓을 하는 게다.  

    헌정질서의 본질은 지속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있다.
    하야는 헌정질서가 중단되는 급변사태이고, 탄핵은 합당한 절차가 진행되는 정상 상황이다.
    광장에 나온 시위대들이나 하야-퇴진을 주장할 뿐이다.
    겁 없는 시류영합 언론이 그 같은 대중을 선동하고 있을 뿐이다.


    절차, 원칙, 시스템의 문제다


    엊그제 정신과 의사하는 후배와 밥을 먹었다.
    DJ 때부터 줄곧 야당만 찍었던 사람이다.
    후배가 “나는 박근혜 욕 못 해요”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비참하게 부모를 잃은 사람은 일생 내내 헤매며 사는 것을 많이 봐서 그렇단다.
    그 점, 우리는 [인간 박근혜]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대통령 박근혜]는 또 다른 문제다.
    인간의 행위에서는 이해하지만 대통령의 행위로서는 고개를 젖게 된다.

    지금 국민의 심리는 뜨거운 분노가 아니라 차디찬 환멸이다.
    촛불 선동하는 자들은 멍청하다.
    차가운 얼음에 불을 가져다 대 봐야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 감정은 뜨거운 휘발성 분노가 아니다.
    차갑다.
    그래서 더 겁난다.

    국민은 무엇에 환멸하는가?
    노골적으로 말해 지금까지 밝혀진 실체적 진실만으로는 이렇게 까지 환멸할 일 없다.

  • ⓒ 사진 연합뉴스
    ▲ ⓒ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호빠랑 노닥거리는 강남 졸부 싸모]라는 데 있고, 그 [싸모]가 하필이면 [문제의 인물] 최태민의 딸이라는 데 있다.
    대학교수쯤 되는 이순실, 안순실, 김순실이었다면 이렇게 환멸이 클 리 없다.

    한마디로 국민은 “대통령의 업무에 도저히 관여해서 안 될 사람이 관여했다”는 것에 대해 기겁했다.
    그리고 자존심이 무참하게 짓밟혔다.
    이는 처음부터 [절차-원칙-시스템]의 문제이다.

    따라서 대통령을 들어내려 한다면, 마땅히 [절차-원칙-시스템]에 따라 들어내야 한다.
    그게 바로 탄핵이다.

    이 같은 [절차-원칙-시스템]을 외면하고, 언론의 나팔과 시위대의 함성으로 끌어내리겠다고?
    이게 최순실의 작태와 뭐가 다른가?
    하야 분위기를 선동하고 있는 메이저 언론과 김무성류 등은 [새끼 최순실]에 지나지 않는다.
    [절차-원칙-시스템]을 개똥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똑 같다.

    이른바  [시민혁명]이란 미명 아래 [폭도]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또한 박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당장 갈아치워야 한다]고 믿는다면, 당연히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

  • ⓒ 사진 연합뉴스
    ▲ ⓒ 사진 연합뉴스

    야권과 김무성류를 합치면, 탄핵 정족수인 200명은 훌쩍 넘을 것 같은데?
    왜 당신들이 책임지고 진행시켜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조중동의 선동과 시위대의 함성 뒤에 숨어 있는가?

    일천한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헌정사도 이젠 합법적 절차를 거친 대통령 하야,  즉 [탄핵] 이란  역사적 훈장을 가질 때가 됐다.

    국회는 조속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라.



  •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주필.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공산주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저술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이메일 : bangmo@gmail.com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bangmo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