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그널 픽처스 출범, 유슬란과 손잡고 세계 영화시장 공략
  • ▲ 왼쪽부터 김정상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정아 씨그널 픽처스 대표, 마이클 유슬란ⓒ뉴시스
    ▲ 왼쪽부터 김정상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정아 씨그널 픽처스 대표, 마이클 유슬란ⓒ뉴시스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 영화산업 규모는 2014년 대비 4.2% 증가하면서 매출 2조1천131억 원으로 2년 연속 2조 원대를 넘겼다. 관객수는 2억1천729만 명, 극장 입장권 매출액 1조 7천154억 원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12% 감소한 5천550만달러(약 674억원)로 전체 영화산업 매출의 3%에 그쳤다. 하지만 완성작으로만 보면 수출액은 2천937만달러(약 357억원)로, 전년보다 11.3%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영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영화 '배트맨' 시리즈를 기획·제작한 프로듀서 마이클 유슬란과 손잡고 글로벌 영화시장에 진출한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씨그널 픽처스 설립을 공식 발표하며 유슬란엔터테인먼트와의 조인식을 갖고 향후 진행되는 작품들에 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과 창업투자자회사 제미니 투자가 출자해 설립한 씨그널 픽처스는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이자 현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영상부문 사장인 김정아가 대표를, 한맥문화 대표이사인 김형준이 제작담당 사장을 맡는다.

    유슬란 엔터테인먼트는 이전과 변함없이 좋은 콘텐츠의 기획·개발 및 확보, 제작을 담당하게 된다. 씨그널 픽처스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유동적으로 미국 영화로 만들어지는 게 적합할지, 한중합작 영화가 더 나을지를 판단하고 프로젝트에 맞는 투자가 이뤄진다.

  • ▲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김정아 대표는 "한국영화 산업이 대내외적으로 발전할수 있었던 동력은 내수시장의 성공 덕분이다. 효율적인 제작시스템과 꾸준한 관객 증가의 선순환 구조로 천만 관객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최근 관객수가 둔화되고 있다는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 마디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화가 더욱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씨그널 픽처스는 유슬란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60%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향후 2년 동안 120억여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씨그널픽처스와 마이클 유슬란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8조 원으로 최근 3년간 연 평균 35%씩 증가하고 있으며, 관객도 13억1천만명으로 한국의 6배 규모다. 201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영화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2002년 100편에 불과했던 제작 편수가 2014년 618편으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2014년 7월 한중영화공동제작협정이 체결된 이후, 양국 정부는 영화산업을 독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정상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 미국, 중국을 연결하는 제작의 삼각 네트워크를 완성하게 됐다"며 "유슬란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영화 외에도 드라마, 게임 등의 멀티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측은 씨그널픽처스의 출범을 통해 중국 영화시장에 체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매년 3~4편의 한중합작영화를 꾸준히 제작, 동양 정서를 반영한 히어로물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에 첫 번째 프로젝트로, 유슬란 엔터테인먼트가 진행 중인 애니메이션 '이스트 드래곤, 웨스트 드래곤(East Dragon, West Dragon)'을 함께 제작한다. 이 작품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을 감독한 토니 밴크로프트가 감독을 맡았으며, '라이언킹', '미녀와 야수' 등의 작품에 참여한 스태프들과 팀을 꾸렸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야구선수 루 게릭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더 럭키스트 맨(The Luckiest Man)'이다. 뉴욕 양키스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한 헨리 루이스 게릭(1903~1941)은 근 위축성 측색경화증(ALS)을 앓다 생을 마감했다. 그는 1939년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고 그해 7월 4일 양키 스타디움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제목의 유명한 은퇴 연설을 남겼다.

    이 외에도 씨그널 픽처스는 '마담 카(Madame Carr)'와 '아마겟돈'과 '쥬만지'의 작가인 조나단 헨슬리가 각복한 액션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클 유슬란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로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초월하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제작, 콘텐츠 개발 능력이 결합하면 중국은 물론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 영화 '메이킹 패밀리' 스틸컷ⓒ한맥문화
    ▲ 영화 '메이킹 패밀리' 스틸컷ⓒ한맥문화
    씨그널 픽처스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한맥문화와 공동 작업 중이던 한중합작 및 글로벌 영화 20여 편도 이어받아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다. 이중 김하늘과 문메이슨이 주연의 첫 번째 한중합작영화 '메이킹 패밀리(Making Family)'가 9월 15일 중국 최대의 명절인 중추절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다.

    중국 미디어비전과 공동으로 제작·투자한 '메이킹 패밀리'는 정자기증을 통해 태어난 아들이 친아빠를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코믹멜로영화로, 중국의 톱스타 리즈팅이 출연하며, '수상한 고객들'의 조진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씨그널 픽처스는 '메이킹 패밀리'의 개봉이 확정됨에 따라 이승무 감독의 액션 영화 '화이트 트라이앵글', 김상진 감독의 코미디 '대장부여 일어나라', 웹툰 원작의 공포물 '네가 없는 세상', SF 장르의 '더 가든' 등을 제작한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운빨 로맨스'도 영화화된다.

    배우 이미연, 김현주, 공형진, 진태현 등이 소속돼 있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지난 5월 매니지먼트 전문 지주회사인 엘앤홀딩스를 인수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배우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엘앤홀딩스는 조여정, 김민정 등이 소속된 크다컴퍼니와 이하나, 이준혁 등의 엘앤컴퍼니, 정유미가 속한 스타캠프202, 남상미, 송선미 등이 소속된 제이알이엔티 등 굵직한 배우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앞으로 씨그널 픽처스와 유슬란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는 영화에 적합한 배역이 있을 경우 소속사 배우를 투입해 해외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마이클 유슬란 또한 "프로듀서로서 스토리와 재능을 펼치는 데는 인종과 장르, 경계가 없다. 예를 들어, 중국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 한국의 TV 콘텐츠다. 배우와 감독 등 재능만 있다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 ▲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