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앞에서 고추를.." 장동민, 저질 개그에 안방극장 충격

이혼가정 자녀를 조롱하고 아동 성추행을 연상케 하는 '저질 개그'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장동민(37)이 한 시민단체로부터 형사 고발을 당해 주목된다.

한부모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은 7일 장동민, 조현민(36), 황제성(34) 등 개그맨 3명과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 일부를 한부모 가정 아동을 모욕한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방송 제작진과 개그맨들은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괴롭히는 가학적인 행위로 억지웃음을 주는 등, 인기 욕심 때문에 공연히 모욕 행위를 했다"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동민은 지난 3일 방영된 'tvN 코미디빅리그 - 충청도의 힘'이라는 코너에서 7세 어린이 캐릭터를 맡아 전혀 어린이답지 않은 어투로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다.

이날 장동민·조현민 형제는 '이혼가정 자녀'로 분한 개그맨 양배차에게 수차례 모욕적인 말들을 내뱉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양배차가 "우리 아빠가 또봇 사줬다, 너네는 이런 거 없지?"라고 말하자, 장동민 형제는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다. 쟤 때문에 부모 갈라선 거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데"라는 말을 주고 받으며, 이혼의 책임을 아이에게 떠넘기고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동민의 할머니로 분한 황제성은 한술 더 떠 "니 아버지가 서울에서 딴 여자랑 두 집 살림 차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저게 애비를 닮아서 여자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네. 니 동생 생겼단다 서울에"라는 막말을 던지는 모습까지 보였다.

또한 장동민은 버려진 냄비 때문에 상심한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건물 뒤에서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황당한 장면까지 연출했다.

아이고, 우리 동민이 장손 고추, 한 번 따먹어보자. 우리 장손, 할매 살겠다. 할매가 이제야 숨통이 트이네.

자칫 아이들에게 '자괴감'이나 '수치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자극적인 내용들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자, 네티즌들은 "다 큰 어른들이 이혼가정 아이들을 마구 조롱하면서 웃음을 쥐어짜는 모습에 치가 떨린다"며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철저한 사과를 요구하는 댓글들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코미디빅리그' 제작진은 "어른 같은 아이를 그리려다 이렇게 된 것이지, 의도적으로 이혼 가정의 아이를 조롱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며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에 이어 방송사 tvN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tvN은 "지난 4월3일 '충청도의 힘'이라는 코너로 시청자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하며 금주부터 해당 코너는 방송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 코너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든 건 제작진의 잘못이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 코너는 폐지하여 금주부터 방송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신중하게 생각하여 좀 더 건강하고 즐거운 코미디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논란이 된 장면은 재방송분과 VOD에서 모두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