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애플' 보컬 윤성현, 5개월 전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 휩싸여

  • 배우 박민지의 열애 상대로 알려진 인디밴드 '쏜애플'의 보컬 윤성현이 과거 술자리에서 했던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장보라 역으로 인기를 얻은 박민지가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뒤 '남자 친구'인 윤성현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10월경 한 네티즌이 올린 윤성현의 '특정 발언'까지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이 전개된 것.

    윤성현의 지인으로 전해진 이 네티즌은 당시 "여성주의자(페미니스트)분들은 가급적 보시지 말길 바랍니다"라고 운을 띄운 후 윤성현과 평소 술자리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그는 "윤성현이 평소 술을 마시면 '여자가 대통령인 나라를 떠나고 싶다' '음악에서 자궁 냄새가 나면 듣기 싫어진다'는 말을 하곤 했다"면서 "'미국의 싱어송 라이터 피오나 애플 역시, 자궁 냄새 심하게 난다'며 자신의 칭송을 일축했었다"고 주장했다.

    5개월 전에 쓰여진 이 글은 18일 박민지와의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빠른 속도로 인터넷상에 퍼져 나갔다.

    해당 발언을 접한 다수의 네티즌은 "윤성현 자신은 어머니의 뱃속이 아니라 알에서 태어난 줄 아는 모양"이라며 "자궁 냄새가 난다는 말은 도가 지나쳤다"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여성 폄훼 발언" 같은 쓴소리들을 댓글로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윤성현은 "지금의 상황은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과는 전혀 반대의 곡해를 낳는 것 같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해명글을 올렸다.

    윤성현은 "당시 '자궁 냄새'라는 표현은 분명히 했지만, 이는 어떤 비하나 혐오가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윤성현은 "편모가정에서 자란 자신에게 어머니는 세상의 전부였다"며 "어머니가 떠나면 내게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분리불안에 떨었다"고 자신의 심리 상태를 설명했다.

    따라서 "자신에게 있어 '자궁'이라는 표현은 여성을 어떤 성적인, 혹은 생산의 도구로 여겨 생식기라는 신체 부위로 단순치환하는 것이 아닌 모성에 대한 공포를 함의하고 있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윤성현은 "자신의 말이 다분히 자극적이고 오해를 살 만한 표현임을 인정한다"며 "절대로 공적인 장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술자리에서 나온 말이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성현이 SNS에 올린 해명글 전문.

    오해나 곡해도 해석과 이해의 입장이다,라는 것을 견지합니다만 지금의 상황은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과는 전혀 반대의 곡해를 낳는 것 같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궁 냄새,라는 표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저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자궁'이라는 표현은 어떤 비하나 혐오의 감정이 담겨 여성 그 자체를 신체의 일부분으로 환원시켜 버리는 표현이 아닙니다

    저는 편모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때문에 저의 유년기에 있어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신'과 같은 내 세상의 전부였고, 항상 그녀가 나를 떠나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라는 불리불안에 떨었습니다

    때문에 저에게 있어서 '자궁'이라는 표현은 여성을 어떤 성적인, 혹은 생산의 도구로 여겨 생식기라는 신체 부위로 단순치환하는 것이 아닌 모성에 대한 공포를 함의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그런 분리불안과 모순된 감정은 오래된 제 창작물의 테마이기도 하고요.

    신성함과 나의 근원에 대한 공포, 그런 것들을 예리하게 집어내 창작물로 풀어내는 아티스트들 (비단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하 국한 된 문제가 아닙니다)에 대한 개인적 기호가 맞지 않다, 이건 어떻게 보면 동족혐오에 대한 감정일 수 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음악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모든 예술가(저는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는 약자의 편이어야 한다, 라는 다자이의 오사무의 글이 생각납니다. 저는 저 곳에 '상대적' 약자라는 표현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사회에서 여성이, 혹은 성적소수자가 정당한 가치로 대우받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그들이 하나의 '주체'가 아닌 철저한 대상으로서 비춰지고 있는 현실은 굉장히 부조리 합니다. 남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권력들과 사회의 관계망은

    철저하게 그 남성성을 가지지 못한 존재들을 또 다른 주체인 '여성'으로 보지 않고 단지 '거세당한 남성'으로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다름에서 나오는 새로운 가치들이 남성성이라는 잣대 아래에서 폭력적으로 짓뭉개지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상대적'이라는 말을 쓴 것이구요. 이번 기회에 저의 여성관을 밝혀두는 것이 조금이라도 이해를 돕는 것에 도움이 될까 싶어 쓴 것이구요.

    다분히 자극적이고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절대로 퍼블릭한 장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며 오랜 지기와 술자리에서 나온 말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점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