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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위대한 힘을 인간에게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애가 전하는 감동은 자연의 위대함 그 이상이다.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는 한 사람의 성공신화도, 애절한 남녀간의 멜로도 없지만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고,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평범한(물론 일반인들보다는 특별한) 사람들의 위대한 자연 앞에서 당당히 내보이는 인간애는 영화의 감동 포인트다.

    영화는 보기만해도 온 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강한 바람과 눈보라를 헤치고 나아가는 엄홍길(황정민 분) 대장과 원정대원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눈으로 뒤덮인 산은 자신에게 겁없이 다가오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를 거침없이 쏟아내며 공포감을 자아낸다.

    프로산악인 엄홍길은 조난을 당한 산악원정대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혈기넘치는 원정대원 박무택(정우 분)을 만난다. 엄홍길은 혈기왕성한 젊음만 믿고 무모하게 산악원장에 도전하는 박무택이 못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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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흘러 엄홍길은 칸첸중가 원정에 나서고 박무택이 엄홍길의 원정대에 합류한다. 첫 인상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박무택은 엄홍길의 원정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그는 엄홍길의 동반자로 여러 산의 정상에 오른다.

    세계 최초 16좌 정상 등반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엄홍길은 서서히 산을 내려올 준비를 한다. 어느 덧 엄홍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유능한 산악인이 된 박무택은 산을 내려오려는 엄홍길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엄홍길은 다시 산을 오르려 한다. 자신이 가장 아꼈던 박무택이 산에서 조난을 당해 세상을 떠났기 때문. 결국 엄홍길은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원정에 옛 동료들을 데리고 박무택을 붙잡고 있는 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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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국가에 대한 충성,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고귀한 인간애에 초점을 맞춘다. 엄홍길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산에 오르지 않는다. 그저 산이 잠시 허락해줘서 그 자리에 앉은 것이라고 겸손해한다. 그런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산에 오르는 것은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넘어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는 자연을 극복한 영웅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위대한 자연을 두려워 하면서도 오직 동료를 구하러 가기 위해 의기투합한 그들의 이야기는 억지 감동을 일으키기 보다는 순수한 인간애에 절로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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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엄홍길은 세계 산악역사에 길이남을 위대한 산악인이 아니라 자연 앞에 겸손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 또한 대가를 바라고 나선 것이 아닌 오직 뜨거운 인간애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영웅은 마블코믹스의 '어벤져스'나 슈퍼맨, 배트맨 같은 슈퍼히어로들이 아니다. 그런 영웅들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정한 영웅들은 따뜻한 인간애를 갖고 있는 우리 이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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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의 엄홍길 대장을 비롯한 원정대는 비록 자연 앞에서는 무기력할지라도 그들의 마음은 어떤 슈퍼히어로보다 위대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