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이탈리아 식당에서 넉살 좋은 '미할 아쉬미노브' 인기" 보도
  • ▲ 미카엘 인스타그램 캡처
    ▲ 미카엘 인스타그램 캡처


    불가리아 레스토랑 '젤렌'의 오너 셰프인 미카엘 아쉬미노프는 최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패널로 고정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뛰어난 우리말 솜씨 만큼이나 깔끔한 그의 요리 실력은 미카엘이 지닌 가장 큰 경쟁력이자 장점이다. '젤렌'에서 미카엘의 요리를 맛본 손님들도 이구동성 '최고'를 외친다.

    오OO씨 "미카엘, 홀서빙 직원으로 채용"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스타 셰프'에게 최근 곤혹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인터넷신문 '브레이크뉴스'에서 6일자 <'냉장고를 부탁해' 미카엘 출연료 가압류…셰프라더니 실제론 '홀 서빙직원'>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미카엘이 조선호텔 셰프 출신이라는 JTBC 홈페이지 프로그램 제작진의 소개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는 '홀 서빙직원'이 둔갑한 '무늬만 요리사'였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타전한 것.

    브레이크뉴스는 불가리아 레스토랑 젤렌 유한회사의 대표였던 오모씨와 인터뷰를 진행, "미카엘은 요리사가 아니었고, 자신이 월급 200만원을 주고 채용했던 홀 서빙 직원이었다"는 그의 주장을 가감없이 기사화했다.

    오씨는 해당 인터뷰에서 "불가리아 레스토랑 젤렌은 2007년 6월 오픈했는데, 불가리아 현지인이 홀에서 서빙을 해준다면 금상첨화겠다고 생각해 조선호텔에서 3년 동안 홀 서빙을 했던 미카엘을 데려왔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예상대로 반응이 좋았고, M방송국에서 레스토랑 촬영 섭외가 들어왔다"면서 "그 순간 욕심이 생겨 방송 관계자들에게 미카엘이 셰프라고 속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씨는 "미카엘에게 젤렌 지분을 넘겨줄 당시 매매대금 7억원 중 3천만원 밖에 받질 못했다"며 "매매대금도 받지 못하고 회사를 넘기는 불공정 거래였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사가 공개되자 미카엘 측은 즉각 반박 입장을 밝혔다. 오씨의 주장 중 상당 부분은 사실과 다르고, 보도 자체가 악의적이고 편파적인 내용으로 점철됐다는 것.

    미카엘 측은 조선호텔 측으로부터 미카엘의 '경력증명서'를 발급 받아 온라인상에 공개한 뒤, "당시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전 소유주의 부채가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관련 보도는 미카엘에 대한 모함"이라고 항변했다.

    미카엘 측은 "7억원 중 3천만원만 갚았다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측에서 잔금 중 4억여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전 소유주가 부채를 해결하면 나머지 돈을 입급하겠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조선호텔 "미카엘은 요리사로 일했다"

    본지 역시 해당 의혹을 풀기 위해 조선호텔 측에 문의한 결과, "미카엘은 주방에서 일했던 직원이 맞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7일 오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미카엘씨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조선호텔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맞다"며 "당시 주방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공개한 미카엘의 경력증명서에 직급이 셰프로 표기된 것은 사실 '직급'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직무적인 부분을 언급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주방의 총괄적 책임자(Executive Chef)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보통 내국인들에게 부여되는 '대리'나 '과장' 같은 직함을 달지는 않는다"며 "따라서 딱히 직급을 표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셰프'라고 증명서에 기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미카엘이 '홀서빙 직원'이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직무적인 측면에서 미카엘은 '요리사'로 불리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과거 '부서'를 이동한 적은 있지만, 퇴사할 때의 직무는 분명히 요리사가 맞다"고 말했다.

    이는 미카엘의 한 측근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카엘이)처음부터 주방장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1년차 신입이었기에 모든 셰프가 그렇듯이 막내들이 하는 일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간 것"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

    이 관계자와 미카엘 측근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미카엘 아쉬미노프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식당의 주방장(executive chef, chef de cuisine)은 아니지만, 조선호텔에서 수년간 주방에서 근무했던 요리사는 맞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후 미카엘 측이 법률대리인(법률사무소 우산)의 자문을 거쳐 미카엘의 학력·경력증명서와 반박 자료를 담은 '공식 입장문'을 언론사에 배포하면서 모든 논란은 종식되는 듯 보였다.

    법률사무소 우산은 "미카엘은 불가리아에서 호텔경영과 요리를 배우는 고등직업학교(High Vocational school of Catering and Hotel Management, city of Sofia, Oborishhte Municipality)에서 학업을 마친 뒤 불가리아 소재 쉐라톤소피아 호텔(대우 경영)에 요리사로 취업했다"고 밝혔다.

    우산은 "미카엘은 해당 호텔의 한국인 이사로부터 한국 소재 웨스틴 조선호텔 셰프를 소개 받아 2002년 11월 4일부터 2005년 10월 31일까지 3년간 일했었다"며 당시 신세계 조선호텔 베키아에누보에서 CHEF 직급으로 근무했으므로, '브레이크뉴스'의 기사는 허위 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 미카엘 인스타그램 캡처


    정정보도 하루 만에 재반박..논란 재점화


    증빙 자료도 완벽했고 미카엘의 과거 학력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특히 조선호텔에서 직접 '미카엘이 셰프로 근무했었다'는 경력증명서를 발급한 게 컸다.

    관련 의혹을 최초 보도한 브레이크뉴스는 곧장 정정보도를 냈고, 사태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런데 이튿날 브레이크뉴스가 "본지의 보도는 진실이고, 옳고, 정확함을 다시금 전해드린다"며 "미카엘의 셰프 경력이 거짓"이라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 해 논란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정정보도 하루 만에 다시 펜대를 곧추 세운 이 매체는 "조선호텔 인사담당자는 '과거 미카엘은 주방장이 아닌, 홀서빙을 한 직원이었다'고 말했고, 불가리아 쉐라톤 호텔 측에서도 '미카엘은 웨이터로 일했었다'고 전해왔다"면서 미카엘의 '셰프 경력'에 문제가 있음을 거듭 지적했다.

    관련 보도를 접한 미카엘 측은 한층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브레이크뉴스의 주장은 일일이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허위 사실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허위 보도로 지난 3일간 충분히 시달렸고, 어제 밝힌 공식 입장 외에 더 이상 드릴 말씀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브레이크뉴스가 추가로 작성한 기사를 보니, 불가리아 쉐라톤 호텔 측에서 '미카엘이 셰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하는데, 정확히 언제 누구와 어떤 경로로 이같은 내역을 확인했는지 역으로 묻고 싶다"면서 "사실을 왜곡하는 이같은 기사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브레이크뉴스에서 <미카엘 셰프경력, 조선호텔은 거짓말하는 호텔인가?>라는 제하의 추가 보도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내역을 공개했다.

    10년 전 '동아일보'에 미카엘이 홀 서빙 직원으로 일했음을 입증하는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다는 것.

    "2002년부터 이탈리아 식당에서 외국인 서버로 근무"


    실제로 2005년 6월 24일자 동아일보 지면에 올라온 <레스토랑 외국인 서버 마케팅 효과 굿>이라는 기사에는 불가리아 출신 미할 아쉬미노브(24)의 성공 스토리가 실려 있었다.

    와인 쟁반을 들고 있는 사진을 보니, 오늘날 '스타 셰프'로 잘 알려진 미카엘이 맞았다.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조선호텔 이탈리아 식당 '베키아앤누보'도 2002년부터 불가리아 출신의 미할 아쉬미노브씨를 웨이터로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호텔 이탈리아 식당 ‘베키아앤누보’도 2002년부터 불가리아 출신의 미할 아쉬미노브(24) 씨를 웨이터로 고용하고 있다. 아쉬미노브 씨는 미남형인데다 넉살이 좋아 ‘아줌마’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조선호텔 베키아앤누보의 아쉬미노브 씨는 호텔의 새 업장이 생길 때 ‘비공식’ 오프닝 멤버로 참여하기도 한다. 한국인 서버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점을 지적해 주곤 하기 때문이다. 베키아앤누보 김OO(39) 지배인은 “공손하지만 정형화된 한국식 서비스와 달리 유머가 있고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아쉬미노브 씨의 방법은 배울 만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2005년도에 쓰여진 것을 감안하면, 미카엘은 2002년부터 3년간 조선호텔 이탈리아 식당에서 '웨이터(서버)'로 근무했었다는 얘기가 된다.

    웨이터와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는 분명 다른 직종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지난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카엘이 "과거 '부서'를 이동한 적은 있지만, 퇴사할 때의 직무는 분명히 요리사가 맞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미카엘이 '서버'으로 출발해 나중에 '요리사'로 직무를 바꿨다면 적어도 퇴직연도인 2005년에는 주방에서 근무를 해야 앞뒤가 맞는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6월 하순에도 미카엘은 주방이 아닌 홀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아니면 미카엘은 3년이란 시간 동안 조선호텔에서 홀과 주방을 넘나드는 '겸업'을 지속했던 것일까?

    이와 관련, 브레이크뉴스는 "이탈리아 식당에서 웨이터를 하던 사람이 '있지도 않은' 불가리아 식당의 셰프로 일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더욱이 미카엘이 그 몇 개월 사이에 조선호텔의 주방에서 모든 요리사들을 통솔하는 셰프로 일했다고 믿을 수 있는 정황은 없다"고 주장했다.

    셰프를 '주방장'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인다면, 미카엘의 경우는 절대로 '셰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조선호텔 관계자는 분명히 본지에 "미카엘이 보직 이동을 했다"고 밝혀 미카엘이 과거 홀서빙 업무를 겸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만일 조선호텔에서 셰프(chef)라는 용어를 치프(chief)가 아닌, 단순한 요리사(cook chef)를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면, 당시 미카엘이 '주방장'이 아니었다고 해서 이를 '거짓'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단, 이때엔 미카엘이 주방에서 근무하는 요리사라는 전제 조건이 반드시 붙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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