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OCHA “가옥 690채 붕괴, 도로, 다리, 댐 파괴, 농경지 4,000헥타르 유실” 보고
  • ▲ 홍수가 일어나자 배를 타고 이동하는 북한 주민들. 매년마다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 제공-뉴데일리 DB
    ▲ 홍수가 일어나자 배를 타고 이동하는 북한 주민들. 매년마다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 제공-뉴데일리 DB


    북한에서는 지난 8월 1일부터 5일까지 내렸던 비로 2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있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유엔 OCHA는 지난 10일, 북한 국가재난관리위원회의 보고를 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인도주의 상황’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불과 닷새 동안 내린 비로 북한에서는 30명의 사망 및 실종자를 포함해 3,400여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8월 초에 내린 비 때문에 가옥 690채가 붕괴되고, 도로, 다리, 댐이 파괴됐으며, 농경지도 4,000헥타르나 유실됐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당시 대체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기에 이런 피해를 입은 걸까.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부터 5일 사이 장마전선이 북한 황해남도와 함경도 상공에 머물면서 하루에 1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고 한다. 평양의 경우 하루 강수량이 130mm에 달했다고 한다.

    기상청은 12일과 13일, 20일에도 함경도를 중심으로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에 비가 더 내릴 경우 피해가 크게 커질 것을 우려한 조선 적십자회의 요청으로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황해남도와 함경도의 7개 지역 주민들에게 필수 구호품을 분배했다고 한다.

    국제적십자사는 북한에서의 홍수, 가뭄 피해 등에 대비해 2만여 명의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구호물품을 비축해 놓았다고 한다. 이 구호물품에는 수질 정화제, 조리기구 등도 포함돼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전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라면 그렇게 큰 피해를 입을 수준이 아닌 강수량임에도 북한에서는 수십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이유는 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과 산림 황폐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연료, 개간 등의 명목으로 마구잡이 벌목이 행해졌다. 이후 제대로 된 식목 정책이 시행되지 않아 매년마다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김정은은 집권 후 전국적인 식목 정책을 벌이고 있으나, 비용 문제로 제대로 된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